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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간고용·서비스 빠르게 둔화”…“1분기 GDP 전망 1.5%”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차이잉원(왼쪽) 대만 총통이 5일(현지 시간) 미국 권력순위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미국에서 만났다. AFP연합뉴스차이잉원(왼쪽) 대만 총통이 5일(현지 시간) 미국 권력순위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미국에서 만났다. AFP연합뉴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민간고용이 예상을 크게 밑돌고 서비스업도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1.07%, 0.25% 내린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24% 올랐는데요.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3.27%까지 하락했고, 2년 물은 3.69%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반도체 주식도 경기둔화 전망에 AMD(-3.45%)와 엔비디아(-2.08%) 등이 하락했습니다. 지역은행 웨스트 얼라이언스 뱅크코퍼레이션은 예금 감소에 주가가 -12.38% 폭락했는데요. 오늘은 주요 경제 지표와 경기 상황, 증시 전망을 전해드립니다.

“14.5만 그친 ADP 민간고용에 국채금리 급락”…“애틀랜타 연은 GDP 나우 12일 새 3.2%→1.7%→1.5%”


우선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3월 민간 고용부터 보죠. 이날 나온 ADP의 3월 민간 고용이 14만5000개로 나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과 다우존스 집계치 중앙값 21만 개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2월은 당초 24만2000개에서 26만1000개로 상향 조정됐지만 1분기 전체로 보면 월평균 17만5000개 증가로 지난해 4분기(21만6000개)보다 4만1000개 쪼그라들었는데요. 2022년 1분기(39만7000개)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긴 합니다. 에버코어 ISI의 이코노미스트 스탠 쉬플리는 “예상보다 상당히 약했다. 다른 노동지표와 함께 보면 노동시장이 나빠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는데요.

부문별로 보면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레저와 접객(9만8000개)과 건설(5만3000개), 천연자원·광산(4만7000개) 등이 일자리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반면 서비스업 내에서도 금융(-5만1000개) 및 전문직·비즈니스 서비스(-4만6000개) 등이 크게 감소했죠.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일자리는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여러 신호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는데요.

계속 근무직원의 3월 전년 대비 급여 상승률은 6.9%로 1년 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직자는 14.2%로 작년 1월 이후 가장 낮죠.

봐야 할 건 ADP의 민간고용은 참고 자료라는 점입니다. 고용 관련해서는 7일에 나올 비농업 일자리가 핵심인데요. ADP와 고용보고서 사이에 편차가 커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ADP와 고용보고서 수치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며 “ADP는 지난해 고용보고서보다 월평균 10만 건 정도 적게 나왔다”고 전했는데요.

그럼에도 이날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전날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상의 구인건수가 993만1000건으로 꽤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구인건수가 쎘다면 모르겠지만 어제오늘 연타를 맞으니 걱정이 많아지는 것이죠.

미국의 3월 서비스업 PMI 현황. ISM미국의 3월 서비스업 PMI 현황. ISM


내일 있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 건, 계속 청구건수는 170만 건으로 아직 변화가 없는데요. 3월 비농업 일자리 전망치 24만 개(최저 15만~최대 30만), 실업률 3.6% 예상도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강한 고용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한 토대였던 서비스업 업황이 빠르게 둔화하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2로 집계됐습니다. 블룸버그 전망치 54.4, 다우존스 예상치 54.3을 모두 하회했는데요.

PMI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수축을 나눕니다. 여전히 50을 넘어 확장 국면에 있지만 앞서 나온 3월 ISM 제조업 PMI가 46.3으로 이 역시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날 오전8시15분 ADP 자료가 나오기 직전 3.34% 수준이었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민간고용이 나오자 한번, 오전10시에 ISM 서비스업 지수가 나오자 또 한번 흔들리면서 3.27%까지 내려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세부 항목별로도 3월에는 신규 주문이 3월에 52.2로 전월 대비 10.4포인트(p) 급감했고, 고용지수는 51.3으로 2.7p 떨어졌는데요. 물가지수도 한 달 새 65.6에서 59.5로 6.1p 낮아졌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날 업데이트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에 따르면 1분기 미국의 실질 GDP 전망치가 1.5%로 하향 조정됐는데요. 사이사이에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지난달 24일 3.2%에서 이달 3일 1.7%를 거쳐 이날 1.5%까지 내려온 건데요. 12일 새 반토막난 셈입니다. 킴 루퍼트 액션 이코노믹스의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에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책정하고 있다”고 했죠.

메스터 “금리 조금 더 올려야. 단 5월에 어떻게 할지 판단은 일러”…“지역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1분기 예금 -11%”


실제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20분 현재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58.8%로 어제보다 3.6%p 높아졌습니다. 12월에 생각하는 금리 수준은 4.00~4.25%(39.8%)가 가장 많은데요. 알렉스 구레비치 혼테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년 말까지 금리가 다시 제로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주장했죠.

하지만 어제도 그랬듯 최소한 3월 고용보고서와 개인소비지출(CPI) 물가지수는 더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빌 애덤스 코메리카 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의 타이트함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는 요건 가운데 하나지만 연준은 근원 인플레이션도 더 둔화하기를 원한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CPI는 연준이 0.25%p의 금리인상의 길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점쳤는데요.

추가로 이달 말인 28일에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수치와 함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중시하는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나옵니다. 이를 보면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을 좀 더 정확히 짚어볼 수 있을 텐데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어제에 이어 이날도 금리를 조금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지금보다 약간 더 오를 것이라고 본다"며 “그리고 나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로 하락하는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한동안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개인적인 예측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 기준금리가 4.75~5.00%니까 조금 더 올리면 3월 FOMC 점도표에 나와있는 5.00~5.25%까지는 가야 한다는 건데요. 전날에도 메스터는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린 뒤 인상을 중단하고, 한동안 이를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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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나온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의 보도자료.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코퍼레이션4일(현지 시간) 나온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의 보도자료.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코퍼레이션


다만, 메스터도 여지는 남겼습니다. 그는 5월 0.25%p 인상이 정해진 거냐는 질문에 “앞으로 나올 데이터가 많이 있고 거기에서 경제가 어떤지 더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역시 자료를 좀 더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어쨌든 경기둔화 우려와 함께 지역은행이 어제부터 다시 흔들리고 있는데요. 이날은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가 문제였습니다. 전날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18일 장마감 후에 1분기 실적을 내놓겠다는 자료를 내면서 주주와 고객들의 시선을 의식해 몇 가지 지표를 공개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예금보험한도 내 예금이 전체 예금의 약 68% △은행 유동성이 보험한도 초과예금보다 많음 △보통주자본비율(CET1) 지난해 말과 비슷 △만기보유증권 작년 말 1억7700만 달러→1억3900만 달러 △매도가능증권 8억8100만 달러→7억8900만 달러 등입니다.

눈밝은 주주들이 여기에서 눈치를 하나 챘는데요. 예금이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즉 지난해 말 예금 잔액이 얼마고 3월 말 현재 얼마인지가 없는 거죠. 주가가 한때 -19%까지 하락했는데요. 선택적 자료 공개가 불러온 결과입니다.

결국 웨스턴 얼라이언스가 항복했는데요. 이날 오후 1분기 말 예금잔액이 476억 달러로 지난해 말 536억 달러 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웨드 부시의 전망치(-15%)보다는 나아 손실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상당폭의 감소인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지만 지역은행은 앞으로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예금과 수익성, 그리고 자본 관련 지표가 계속 문제가 될 겁니다.

“어닝 시즌 14일 대형 은행부터 시작 EPS 전망 두고 논란”…“개인들 리스크 투자 퍼스트리퍼블릭 2억 달러 순매수”


어쨌든 글로벌 경기도 좀 더 안 좋을 수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날 세계 상품 교역량이 올해 1.7% 증가해 지난해(2.7%)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했는데요. 올해 성장률도 2.4%로 지난해(3.0%)보다 하락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WTO는 “인플레이션이 무역성장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14일부터는 JP모건체이스와 씨티, 웰스 파고 같은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어닝 시즌이 시작됩니다. PNC 파이낸셜도 이날 실적을 내놓는데요.

시장의 이슈는 어닝 전망입니다. CNBC의 시장 담당 전문기자인 밥 피사니는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220.45달러로 연초(229.24달러)보다 떨어졌지만 지난해보다는 1.2% 높다”며 “시장의 이슈 가운데 하나는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어닝 전망치를 내리지 않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아담 크리사풀리 바이탈 날리지 창업자는 “은행을 둘러싼 정서가 극도로 조심스럽다”며 “투자자들은 EPS 전망치의 급격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크리스 세니예크 울프 리서치 애널리스트도 “최근의 어닝 시즌 트렌드는 경제가 상당히 둔화하고 있다는 것과 일치하며 올해 경기침체에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는데요.

침체 우려 속에 온스당 2000달러 이상에 거래되고 있는 금의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4분기까지 2200달러, 씨티는 2300달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가격 약세론자인 맥쿼리의 마르쿠스 가비조차 “이전 최고치(2069.4달러)를 다시 시험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는데요.

블룸버그의 3월 비농업일자리 전망치. 블룸버그블룸버그의 3월 비농업일자리 전망치. 블룸버그


시장의 돈은 계속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와 머니마켓펀드(MMF), 유틸리티와 의료, 소비재 같은 방어주에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투자도 많은데요.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퍼스트리퍼블릭뱅크에 2억 달러 규모의 순매수를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직 개인 유동성이 많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별도로 이날 달러인덱스가 모처럼 상승하긴 했지만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금리인상 정점에 가까워졌고 경제지표는 둔화하고 있다는 논리입니다. 티에리 위즈만 맥쿼리의 글로벌 외환 금리 전략가는 “미국의 1월 경제지표 강세가 일시적이었다는 점을 이제 시장이 깨닫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물가상승률 둔화(디스인플레이션)이 기저의 흐름이라는 증거들이 많다”고 했죠.

유리존 SLJ 캐피털의 스티븐 젠은 앞으로 1년 반 동안 달러가 10~15%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하는데요. 그는 “연준의 매파성은 정점에 가까울 것이며 다음 조치는 금리를 낮추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예측은 메스터의 말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가 연내 따라오지 않을 경우 전제가 틀려져 예측이 어긋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났는데요. 1979년 미국과 대만 단교 이후 미국 땅에서 열린 양국 간 최고위급 회동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항의의 표시로 항공모함을 대만 남동부 해역에 진입시켰는데요. 미 국무부는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체포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안팎으로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이어지는데요. 거시 지표에 관한 한 7일 고용보고서, 12일 CPI가 단기 관건이겠습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월가와 미국 경제, 연준에 관한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는 매주 화~토 오전7시5분에 서울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생방송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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