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KH그룹이 계열 상장사들의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KH그룹 상장사들은 소액주주들이 많고 최근 동전주로 전락하자 단기 급등을 노린 투기 세력까지 들어온 상황이다. 주주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사 IHQ(003560)가 2022 사업연도 감사의견을 ‘의견거절’로 공시함에 따라 주식의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주식 거래 역시 6일부터 바로 정지됐다. IHQ 측의 이의신청은 이달 26일까지 진행된다.
코스피 상장사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이나 부적정이 나오면 형식적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이 이의신청을 하면 개선기간을 1년 부여한다. 이후 실질심사를 거쳐 상폐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정리매매에 돌입한다. 정리매매 기간은 거래소가 별도로 공시한다.
IHQ는 KH그룹이 계열사 KH미디어와 KH필룩스 등을 통해 지분을 총 36.66% 보유한 최대주주다. IHQ는 지난달 22일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을 알렸다. IHQ 주가는 4일과 5일 이틀 연속 10%씩 급등했다. 일부 주주들은 감사보고서가 지연되긴 했지만 적정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룹 내 또다른 상장사 KH 필룩스(033180)와 KH 건설(226360), KH 전자(111870), 장원테크(174880) 역시 상장 폐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이들 4개 회사에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한 뒤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4개 회사 역시 지난해 사업연도 감사의견에서 ‘부적정의견’이나 ‘의견거절’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H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한데다 금융권에서 조달해둔 자금의 이자 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재무 상태가 상당히 열악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비리 의혹과 함께 대북 송금 의혹, 쌍방울 측의 자금 지원, 배상윤 회장과 임원 등의 배임 혐의까지 불거지며 검찰이 전방위 수사를 시작하자 그룹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IHQ를 비롯해 KH그룹 내 5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총 2249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 급감과 최근 이어진 검찰 수사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여파다. 이들 종목들의 주가는 지난 5일 모두 1000원 아래에서 거래를 마치는 등 동전주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