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전래동요 속 꼬부랑 할머니는 옛말이 됐다. 소득수준 향상과 꾸준한 자기관리 등으로 우리나라 어르신의 체격이 커진 데다 허리가 꼿꼿한 바른체형도 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6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사이즈코리아 성과 발표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고령자 인체치수조사’를 공개했다. 지난해 6월~12월 70~84세 고령 한국인 1014명의 키, 몸무게, 다리·팔 길이, 허리둘레 등 360개 항목을 3차원 스캐너 등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날 발표를 보면 지난 20년 사이 우리나라 고령층은 남자, 여자의 평균 키가 각각 2.9㎝, 2.7㎝ 자란 165.7㎝, 152.1㎝를 기록했다. 평균 몸무게는 남자가 5.1㎏ 증가한 66.8㎏, 여자가 1.0㎏ 증가한 56.7㎏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체형변화도 확인됐다. 남녀 고령자 모두 앉은키 비율(앉은키/키)이 높아졌다. 남자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003년 23.2에서 지난해 24.3으로 꾸준히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여자는 24.9에서 24.5로 감소했다.
허리가 굽지 않고 바로 선 이른바 바른체형이 전체의 83.4%를 차지했다. 이어 몸통전체축이 94도 이상인 젖힌체형은 13.8%, 87도 이하인 숙인체형이 2.8% 순이었다. 몸통전체축이 젖힌체형과 숙인체형 중간인 87~94도면서 뒤허리등축이 98도 이하인 경우 바른체형으로 분류한다.
국표원은 “전래동요에 등장하는 꼬부랑 할머니·할아버지보다는 허리가 꼿꼿한 어르신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오광해 국표원 표준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상황에서 향후 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제품 및 서비스 설계에 활용될 수 있는 최신 기초 데이터를 시의적절하게 확보한 것에 그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