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이 세상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을 꼽자면 누구일까. 오롯하게 나만의 행복을 기원해주는 사람, 투박하지만 정겨운 말투로 나를 챙겨주는 사람. 그의 이름은 ‘친정엄마’다.
올해로 14주년을 맞은 창작뮤지컬 ‘친정엄마’가 막을 올린다. 모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과 애틋한 사랑을 소재로 한 이 뮤지컬은 초연 이래 40만 명에 달하는 관객과 만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해왔다. 이번 공연은 기존 중소극장에서 공연되던 작품을 12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올리는 만큼 화려함 또한 커졌다.
이번 공연에서도 ‘친정엄마’의 얼굴 격인 배우 김수미가 출연해 무대를 빛낸다. 김수미는 한 시즌도 빠짐없이 ‘친정엄마’의 무대에 오르며 진한 사투리로 딸을 나무라면서도 극진히 사랑하는 친정엄마를 연기해왔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현장에서 “제 인생에서 드라마 ‘전원일기’와 뮤지컬 ‘친정엄마’ 작품은 무덤까지 갖고 가고 싶을 정도로 애정이 간다”면서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딸인 ‘미영’ 역으로는 가수 김고은(별)이 배우 현쥬니·신서옥과 함께 캐스팅됐다. 뮤지컬 ‘잭팟’ 이후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김고은은 “가수로서는 21년차지만 배우로서는 신인이다. 훌륭한 선배들과 호흡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는 출연 소감을 남겼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1막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어쩌다 마주친 그대’·'사랑은 유리 같은 것'·오! 허니'·'무조건'이 시연됐다. 전 세대를 아울러 잘 알려진 대중가요로 흥을 돋우면서도 엄마의 사랑을 와닿게 만드는 노래들이다. 2막은 시연되지 않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관객들의 향수와 감동을 진하게 불러오는 장면들로 선보인다. 김재성 연출은 “관객들이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드라마 측면에서는 진부하거나 신파적일 수 있는 장면들을 연결해 맥을 끊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원작 소설을 집필한 고혜정 작가가 극작으로 참여해 관객들의 공감을 더했다. 실제로 어머니의 속을 썩이던 철 없는 딸이었다가 아이를 낳고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고 작가는 “저는 벌거벗은 아이를 낳았을 뿐”이라면서 “14년 동안 ‘친정엄마’를 연기하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오는 6월 4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