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공공기관장 퇴직 2주 만에 유관기업行…공직자윤리法 ‘구멍’

고용노동부 산하 노발재단 前 사무총장

지난달 사직 후 전직지원 '인지어스'로

발주 기관 → 수주 기업…“부적절” 지적

노발재단·인지어스, 취업제한대상 '사각'

정 전 총장 "일어나지 않을 우려일 뿐”





정부 고위 공무원을 지낸 공공기관장이 사직 2주 만에 유관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논란이 예상된다. 발주처에서 수주 기업으로 위치가 180도 바뀐 만큼 이해충돌 소지가 있지만 현행 공직자윤리법으로는 규제할 수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형우 전(前)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지난달 중순 사직 후 이번 주부터 민간 전직지원서비스 기업 인지어스로 출근 중이다. 인지어스는 영국계 취업교육·전직지원업체로 정 전 총장은 사장 직책으로 경영 전반에 관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발재단은 노사관계 발전과 일터 혁신, 전직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다. 재단 사무총장은 통상 노동부 고위급이 임명된다. 정 전 총장은 노동부 본부 국장과 지방청장을 지냈고 현 김대환 총장도 최근까지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일하는 등 ‘노동부 고위직→재단 사무총장’ 구도는 일반적이다. 인지어스는 국내 최대 전직지원서비스 기업으로 노동부·노발재단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인지어스는 노동부가 올해 1조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한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위탁기관이다. 또 지난해 노발재단의 ‘재취업지원서비스 시행지원’ 기업컨설팅 수행기관 공모에 선정됐다.



공공기관장이 사직과 거의 동시에 유관 기업으로 옮기면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노발재단은 위탁 사업자를 선정하는 주체로서 인지어스를 평가하고 감독하는 위치인데 발주처의 장(長)이 하루아침에 수행기관 직원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의 우려는 비단 노발재단-인지어스 간 관계에 그치지 않는다. 정 전 총장은 노동부 고위직을 지낸 ‘전관(前官)’인데 앞으로 노동부의 각종 일자리 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총장이 정부 내 인맥도 두텁고 과거 노동시장정책을 총괄했다”며 “인지어스가 채용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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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정 전 총장의 ‘2주 만에 재취업’에는 논란의 소지가 많지만 공직자윤리법에는 저촉되지 않는다. 공직자법에 따르면 고위공무원이나 기관장 등이 3년 이내에 유관기관에 취업하려면 심사를 받아야 하며 아예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노발재단은 정부 예산 집행을 관리하는데도 취업심사 대상 공공기관에서 빠져있다. 심사 대상 취업 기업은 자본금 10억원, 매출액 100억원 이상인데 인지어스는 직전회계연도(2021년7월~2022년6월) 매출액 276억원, 자본총계 123억원으로 규모가 작지 않지만 자본금이 유독 8억원이라 기준 미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지어스는 전직지원분야에서 가장 큰 업체고, 노발재단은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3년전까지 사무총장을 지낼 만큼 중량감이 상당한 기관인데 문제가 없다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총장은 “(내가)인지어스에 있다고 사업이 더 유리해질 게 없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은 우려를 지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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