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희비 엇갈린 전자 맞수…1등 처음으로 꺾은 2등

■LG전자 1분기 영업익 1.5조…사상 첫 삼성전자 추월

불황뚫고 가전·전장 '선방'

사업구조 전환으로 매출 다변화

자동차부품 4개 분기 연속 흑자

신가전·프리미엄 제품 점유율↑

B2B 매출도 늘어 하반기 긍정적





LG전자가 1분기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부진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가전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앞질렀다.



7일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감소한 1조 4974억 원, 매출은 2.6% 감소한 20조 417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선방’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급격한 금리·물가 인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글로벌 IT 수요 부진에도 비교적 감소 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실적과 극명하게 갈리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도체 사업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2배 이상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셈이다. LG전자는 또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 일시적인 특허 수익이 포함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사업 수익성은 오히려 10~20%나 강화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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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사업부별 매출과 영업이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간 사업 구조 전환을 통해 매출 다변화에 공을 들인 결과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실제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주완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전사 워룸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며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사업 모델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업부별로 보면 LG전자 신규의 육성 사업으로 주목 받는 자동차 부품 사업은 판매 물량 증가로 분기 영업이익 48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LG전자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80조 원 규모였던 자동차 부품 사업의 수주 잔액은 올해 말 100조 원까지 늘어나며 넘쳐 나는 수요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생활가전(H&A)과 영상 기기(HE) 사업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H&A사업본부는 가전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자재와 물류비용 정상화, 에너지 규제에 대응한 히트펌프 등 고효율 제품을 앞세운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드 TV 사업이 주력인 HE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북미 중심으로 프리미엄 수요가 양호한 가운데 신가전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TV는 유럽 OLED TV 수요 회복세가 긍정적이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이익 기여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TV 플랫폼 ‘웹OS’를 주축으로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분기부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B2B 사업 담당 BS사업본부도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LG전자 사업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하반기 가전·TV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LG전자 사업이 탄력을 받는 데다 전장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로 실적 증가 모멘텀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경기 변화에 둔감한 B2B 매출 확대로 과거의 상고하저 실적 패턴에서 탈피해 분기 평균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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