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1년여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대구·경북(TK) 신공항, 광주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부터 1000만 원 기본대출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법안까지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퍼주기 법안’ ‘지역구 챙기기 법안’이 대부분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던 전 국민 기본대출을 재차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을 대상으로 최장 20년간 최대 1000만 원을 저금리로 빌려주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은행의 초과이득을 환수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너도나도 대출 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커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외에 민주당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아동수당 지급 대상과 금액을 동시에 확대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현행 8세 미만의 아동에게 매달 10만 원씩 주는 아동수당을 13세 미만에게 매달 20만 원씩 지급하도록 했다. 현행 만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 역시 만 65세 이상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기초연금법 개정안도 발의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부산·경남(PK) 의원들이 지역구 챙기기의 일환으로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역구의 이해관계를 위해 여야가 소위 ‘법안 주고받기’를 하는 사례도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TK 신공항 특별법과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두 사업 모두 10조 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최근 국방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두 법안 모두 13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는 내년 총선 전까지 △충북 중부내륙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전남 전남의대 설치 특별법 △경기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등 지역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같은 정치인들의 선거철 포퓰리즘성 입법 행태 등을 지적하며 “법안과 정책들이 세수 전반에 미치게 될 영향이나 다음 세대에 전가될 부담, 정책의 효과가 공정하게 분배될지 등을 분명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