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에 이어 '먹는 화장품' K이너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제조 노하우를 살려 보습뿐 아니라 항산화, 자외선, 미백 등으로 제품을 세분화한 효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들은 K이너뷰티를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보면서 북미와 동남아시아 지역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웰케어의 이너뷰티 브랜드 '이너비'는 최근 미국 아마존에 입점했다. 베트남과 중국,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데 이어 북미 지역까지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097950)이 2009년 론칭한 이너비는 이너뷰티 브랜드의 원조로 꼽힌다. 당시 생소했던 먹는 화장품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해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원료로 한 건기식을 판매해왔다.
지난해 기준 이너비 전체 매출의 40%가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할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다.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곳은 베트남으로, 현지 e커머스 플랫폼인 쇼피 입점에 입점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은 소비자 연령층이 낮고,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 글로벌 이너뷰티 시장의 격전지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도 2021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의 주요 e커머스 입점을 마쳤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와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트리의 '에버콜라겐'도 중국 시장 확대 기회를 모색 중이다.
올리브영의 자체 역직구몰인 '글로벌몰'에서 올해 1~3월 이너뷰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82% 증가했다. 관련 업계는 펜데믹으로 건강과 미용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다 단순 보습을 넘어 자외선, 주름 관리까지 세분화된 카테고리에 힘입어 K이너뷰티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9년 7000억 원대였던 국내 이너뷰티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 원을 돌파했고, 2025년에는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웰케어의 주력 보습 제품 중 하나인 '이너비 콜렉티브 콜라겐'은 올 1분기 매출이 출시 당시인 지난해 2분기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CJ웰케어 관계자는 "최근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되고, 환절기가 다가오며 피부 포습에 대한 관심이 커진 효과"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은 주목도가 높은 이너뷰티를 건기식 분야로 사업을 넓히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너비 브랜드 대형화 등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도 방문판매 카운셀러들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커머스몰을 열며 바이탈뷰티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동안 치킨게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0년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 농심(004370)은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하고 점유율 넓히기에 나섰다. 이너뷰티 영역이 수면 유도와 스트레스 케어로까지 확대되며 아모레 '바이탈뷰티 굿슬립가바 365'와 hy '스트레스케어 쉼' 등 제품도 다양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