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학과는 반도체 등 첨단 학과뿐 아니라 미용부터 호텔·자동차·바이오·군대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산업 흐름과 그에 따른 기업·기관의 수요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계약학과는 크게 재교육형과 채용 조건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재교육형은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산업체 등에서 직원의 재교육을 위해 학교에 위탁해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대학원에서 이뤄진다. 숫자는 재교육형이 많지만 교육계에서 주로 언급되는 계약학과는 취업과 연계되는 학부생 대상의 채용 조건형이다.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도 계약 형태에 따라 크게 기업 취업형, 조기 취업형, 군 의무 복무형으로 나뉜다. 학과 졸업 후 해당 기업체에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하는 기업 취업형 계약학과로는 삼성전자 채용으로 잘 알려진 성균관대 반도체공학과와 경북대 모바일공학전공,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등이 있다.
또한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와 서강대 시스템반도체학과는 SK하이닉스 채용과 연계돼 있으며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과(현대자동차)와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학과(LG디스플레이) 등 자동차·디스플레이 분야 계약학과도 있다. 첨단 분야 외에도 준오뷰티 등 미용 분야 기업에 채용되는 서경대 헤어디자인학과·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와 대명소노호텔앤리조트에 채용되는 경동대 호텔관광경영학과도 눈길을 끈다.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실무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부에서 육성 사업으로 지원하는 학과다. 1학년 때 이론·실무 교육을 받은 뒤 바로 입사해 2학년 때부터는 직장인으로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직무 관련 심화 교육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학점을 이수해 학위를 취득한다. 해당 사업에는 가천대와 목포대, 한양대 ERICA 등 15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역시 반도체와 모빌리티부터 건축·게임·기계·로봇·바이오·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돼 있다.
군 의무 복무형 계약학과는 군과의 협약을 통해 기술 장교 육성을 목표로 한다. 사이버 국방 유관 기관으로 취업하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부터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해군), 영남대 항공운송학과(공군), 충남대 국가안보융합학부 국토안보학전공(육군) 등 6개 대학 9개 학과가 운영되고 있다. 해당 학과는 학부 4년, 졸업 후 3년 등 총 7년간의 의무 복무 기간이 있으며 공군 조종병과는 13년을 복무해야 한다.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계약학과는 기업체와 학교에 모두 도움 되는 이중 효과가 있다”며 “대상 분야를 더욱 늘리고 대상 대학 역시 수도권을 넘어 지역 대학으로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