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도 한국 수출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40%나 줄어들고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도 부진하다. 이에 무역적자 굴레도 1년 2개월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자동차 수출이 60% 이상 늘어나며 꽁꽁 얼어붙은 수출 경기를 조금 녹였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10일 수출액은 140억 2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6%(13억 3000만 달러) 줄었다.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74억 4400만 달러로 7.3% 줄었다. 이에 4월 무역수지는 34억 1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며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58억 6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54.1%를 단 100일 만에 기록했다. 월간 기준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9.8%나 줄었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석유제품(-19.9%), 철강제품(-15.1%), 무선통신기기(-38.8%)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64.2% 늘었다. 반도체 수출의 부진을 자동차가 메꿔주는 모양새다. 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2차전지 합산 수출액은 94억 5000만 달러로 반도체 수출액(85억 9800만 달러)을 앞섰다. 3개월 연속 반도체 수출액을 넘어섰다. 이는 친환경차에 더해 단가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차 제네시스 판매가 늘며 수출액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외에 선박 수출 역시 142.1%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우리나라 최대 시장 중국으로의 수출이 26억 6600만 달러로 31.9% 감소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1억 2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적자도 지난해 10월부터 반년째다. 이 외 베트남(-32.6%), 일본(-13.4%) 등도 줄었다. 한편 미국으로의 수출은 30억 4500만 달러로 32.1% 증가하면서 대중 수출액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