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운전으로 대전 스쿨존에서 초등생 배승아(9)양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오토바이를 타고 떡볶이 배달에 나섰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50대 가장이 가족들의 슬픔 속에 영면에 들었다.
지난 9일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A씨의 발인이 11일 엄수됐다. 세 아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자녀 셋을 둔 A씨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장애 등급 판정을 받고도 아내와 분식집을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왔다. A씨는 한푼이라도 아껴 보려 직접 배달을 해왔고, 사고 당시에도 떡볶이 배달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A씨의 노모는 SBS에 “손자가 셋인데 지금 가르치려고 저렇게 일만 하고…. 그러고 하다가 어디 놀러도 못 갔다”고 애통해했다. A씨의 큰아들도 YTN에 “아버지와 같이 보낸 시간이 많지 않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일만 하시느라 집을 거의 안 들어오시는 분이었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더 이상 음주운전으로 한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망가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큰아들은 “음주를 한 상태에서 운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가해자가) 평생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속죄했으면 좋겠다”고 SBS에 말했다.
A씨를 숨지게 한 SUV 운전자 B씨(30대)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37%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새벽 2시까지 술을 먹었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숙취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B씨는 음주운전과 교통사고 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 경우, 유죄가 인정된다 해도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은 최대 징역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