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서울 오피스텔, 경매시장서도 찬바람 분다[집슐랭]

1월 67→2월 77→3월 97건

침체에 경매 건수 계속 증가

아파트규제 완화에 수요 '뚝'

3월 낙찰률은 10.3%로 저조

평균 응찰자수도 1.4명 그쳐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수요자들의 외면으로 낙찰로 이어지는 사례가 급감하면서 경매 물건이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오피스텔 대출 규제 완화 발표에도 단시간에 매매 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경매 시장 분위기도 당분간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에서 진행된 오피스텔 경매 건수는 643건으로 2월(541건) 대비 102건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485건을 기록한 이후 빠른 속도로 물건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오피스텔 경매 건수는 97건으로 지난해 6월(29건)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 1월 67건 , 2월 77건을 기록하는 등 매달 쌓이는 물건 수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들어 급락한 낙찰률(경매 물건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영향으로 풀이된다. 3월의 경우 진행된 서울 오피스텔 경매 97건 가운데 단 10건(10.3%)만 주인을 찾았고, 평균 응찰자 수도 1.4명에 불과했다. 올 1월(11.9%)·2월(7.8%) 낙찰률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1월(27.3%)·2월(25.8%) 대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중랑구 상봉동 '청솔하이빌', 강서구 화곡동 ‘화곡동엔에스타운’ 등은 올해 들어 매월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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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기가 계속되며 아파트 대체제로 인식되는 오피스텔에 대한 외면이 경매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값이 하락하며 대체재였던 오피스텔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와 고금리 이자 부담에 따른 투자 수요가 감소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매에 대한 관심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대출이 상대적으로 필요 없는 소형 1~2억 원대 오피스텔만 가끔 낙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올 들어 아파트를 구입하기 좋은 환경이 된 것 역시 오피스텔 경매에 대한 무관심이 커진 배경으로 꼽힌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시행된 부동산 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상품이 여전히 아파트에 집중된 만큼 대체재 성격이 강한 주거형 오피스텔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 역시 지난해 5월(1901건) 이후 올해 1월(450건)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월과 3월 거래량이 각각 922건, 657건으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동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이자 부담 등으로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매매 거래량도 아직 유의미한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했다”며 “당분간은 오피스텔을 포함한 주거 및 상업시설 가운데 경매시장으로 향하는 물건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낙폭이 둔화된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 매매 가격 하락세가 지속중인 점도 경매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상승하던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9월(-0.08%) 하락 전환된 이후 올 2월(-0.27%)까지 6개월 연속 낙폭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최근 오피스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방식을 완화해 대출 한도를 늘리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수요가 몰려 가격이 금세 반등하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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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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