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이마를 드러내는 머리를 고수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머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사소한 변화일 수도 있지만, 일국의 대통령의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대통령실이 의도적으로 변화를 꾀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헤어스타일이 이미지 메이킹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까닭에 해외 정치인을 비롯해 ‘셀럽’들은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따로 채용할 정도다.
지난해 3·9 대선을 치르면서 줄곧 앞머리를 올린 스타일을 유지해온 윤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 접견 행사에서 보인 올림머리와는 다르게 과거 검찰총장 시절처럼 내림 머리를 시도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17일) 열린 이석태 퇴임 헌법재판관 훈장 수여식과 정정미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앞머리를 내린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처음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2016년 ‘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 시절을 비롯해 전 정부와 각을 세웠던 검찰총장 시절까지 2:8 가르마를 탄 내림 머리 모양을 유지했다.
덕분에 대중들로부터 윤 대통령은 자신의 머리 모양과 이미지가 비슷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엉덩이 탐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후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고 본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윤 대통령은 2030세대 일각에서 지적하는 소위 ‘꼰대’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2:8 가르마를 타고 이마를 드러낸 ‘올백머리’를 시도했다.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검사 이미지 대신 세련된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이와 관련,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MBN에 “(윤 대통령의 헤어스타일 변화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는 저희가 헤아릴 수 없겠지만, 어쨌든 (윤 대통령은) 정치 시작한 이후로 특히 대선 후보가 된 이후로는 저렇게 머리를 올려서 이마를 드러냈다”며 “일종의 신뢰감, 엘리트 이미지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림머리는) 한편으로는 권위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에 비해서는 자연스러움과 친근함을 강조하는 데 포인트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은 “하지만 헤어스타일만 친근하다고 친근해지는 건 아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언론과의 소통, 국민과의 소통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큰 틀의 분석도 있다”며 “대통령께서 권위를 내려놓고 친근함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가시겠다면 헤어스타일의 변화뿐 아니라 국정현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