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한국방송공사(KBS) 이사회가 김의철 사장 후보자 임명 제청시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조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1일 밝혔다. 다만 감사가 청구된 5개 항목에서 중대한 위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날 보수 성향의 KBS 노동조합 등 319명이 청구한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검증 태만 의혹 등 5개 항목 관련 KBS 위법·부당 행위 관련 국민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 공모를 받아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사장 임명을 제청하는 과정에서 개별 정당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조회·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현행 방송법은 현재 정당 당원이거나 3년 이내 당원 이력이 있는 사람은 KBS 사장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감사원은 “(김) 사장의 정당 가입 이력은 없었다”면서도 “향후 결격 사유 검증을 철저히 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KBS가 드라마 제작 계열사인 ‘몬스터유니온’의 경영 목표치를 조정해주는 등 관리 소홀 문제도 지적했다. KBS 노조는 경영 악화로 자본 잠식 상태에 놓인 몬스터유니온에 400억 원의 증자로 배임이 발생했다며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배임 의혹에 대해 “몬스터유니온이 2016부터 2021년까지 누적 손실이 122억 원에 달하는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KBS 이사회가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증자를 의결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KBS에 합리적 사유 없이 경영성과 평가 기준을 낮게 설정하거나, 투자 업무 관리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적절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감사원은 △방송용 사옥 신축계획 무단 중단 의혹 △직원의 해외여행 시 병가처리 및 사후조작 의혹 △제20대 대선 직후 증거인멸 목적의 문서 폐기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 봤지만 “중대한 위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KBS는 감사원의 결과 발표에 “KBS의 고의적이거나 중대하고 심각한 위반 사안이 전혀 확인되지 않아 오히려 제기된 의혹들에 결백을 입증하고 명예를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감사원이 요구한 처분 사항을 검토하고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