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자진 탈당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당 지도부가 출당 조치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두 의원들을 압박한 결과다. 송영길 전 대표의 검찰 자진 출두에 이어 민주당이 ‘돈 봉투 리스크’ 진화 시도를 본격화한 모습이다.
윤·이 의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와 최종 논의를 거친 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는 수일 전부터 윤·이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해왔다. 탈당을 거부할 경우 출당 조치를 취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결단을 해줘 감사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박차를 가했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 개최한 이날 ‘쇄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약 3시간 동안 25번의 자유토론을 하며 의견을 나눴다. 민주당은 추후 1박 2일 워크숍 등을 통해 쇄신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도부의 요청에 조기 귀국해 자진 탈당했던 송 전 대표도 전날 검찰에 자진 출두하며 ‘정치 탄압’ 프레임 강화에 나섰다. 송 전 대표는 조사가 거부되자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향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돈 봉투 의혹 연루자들이 직접 대응에 나서면서 민주당은 위기의 고비를 한 차례 넘겼다는 반응이다. 다만 당 자체 진상 조사와 대의원제 축소 여부 등을 둘러싸고 비명계와 친명계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들의 탈당을 두고 “이재명의 내로남불” “꼬리 자르기”라며 공세를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