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 공모를 통해 연봉 3억6000만원 계약으로 채용이 확정된 경남 산청군보건의료원 내과 전문의가 근무를 포기했다.
최근 산청군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 내과 전문의 채용이 확정된 60대 A씨는 군수 면담까지 갖고 근무를 결정했지만 갑자기 근무를 하기 힘들다고 전해왔다.
산청군보건의료원은 지난해 4월 내과 공중의가 전역한 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과 전문의 채용공고를 했다. 하지만 1∼2차 공고에서는 지원자가 없었으며 3차 공고에서 3명이 지원했지만 2명은 다른 곳에 채용이 확정돼 면접을 보러 오지 않았고, 1명은 탈락했다. 1명은 산청군 지역 근무가 적당하지 않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 가까이 공석을 이어오던 내과 전문의 자리는 4차 모집 공고 끝에 A씨가 뽑히면서 채워질 듯 했다. A씨는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개인 신변 정리 후 5월 중 내과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A씨가 채용을 포기하면서 산청군은 다시 의사를 뽑아야 한다.
그동안 해당 의료원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종합병원급 진료와 입원 치료가 가능한 곳이지만 내과 전문의가 없었다.
현재 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과, 일반의, 치과, 한방과 전문의 의료원장과 공중보건의 등 9명이 진료를 보고 있다. 이들은 감기 등 가벼운 진료는 볼 수 있지만 인슐린 처방 등의 전문적인 진료는 불가능하다.
산청군보건의료원을 찾는 환자는 대부분 지역 주민이다. 대부분 혈압과 당뇨 등 질환자나 감기 환자다. 내과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어서 인근에 위치한 진주 국립경상대병원 의료진이 주 1회 산청군보건의료원을 방문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으나 해당 전문의는 주변인들과 얘기를 나눈 뒤 근무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며 “지역 주민의 의료공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5차 채용공고를 내고 다시 내과 전문의를 뽑을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차례 채용 공고를 내는 과정에서 휴일이 없을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는 자리라는 오해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단순 진단 업무 위주이고 응급실 근무 등 야간 당직이 없고, 수술 업무도 없다. 상태가 위중하면 전원 처리하는 구조”고 강조했다.
산청군보건의료원의 5차 채용공고 접수 기간은 오는 1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