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등 공영방송에 출연하는 시사 프로그램 패널들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4월 24~28일) KBS1 라디오 5개 프로그램 출연자 131명 중 80명(61%)은 야당 의원과 친(親)야당 성향 인사들이었다. 반면 친여당 성향 인사는 11명(8%)에 그쳤다. MBC 라디오도 대통령 방미 기간에 출연한 패널 중 친야 또는 진보 성향 인사가 37명으로 친여 또는 보수 성향 인사(4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등의 분석에서 드러난 결과다. 국가의 자산인 공중파를 활용해 다수 국민이 시청하는 공영방송이 야권의 선전 매체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진영 논리에 갇힌 패널의 발언은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폄훼하는 데 맞춰졌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 억제 강화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런데도 이 패널들은 “반 잔도 아니고 빈 잔이었다” “기껏해야 확장 억제 하나, 그것밖에 없다” 등의 발언으로 정상회담 결과를 깎아내렸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들을 대거 방송에 출연시켜 외교안보 정책 노선이 다른 윤 정부의 대미 외교를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은 공정 보도 의무를 외면한 결과다. 분석 대상인 KBS 라디오 진행자 5명 모두 진보·좌파 매체 출신이거나 민주노총 연계 인물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공영방송의 도를 넘은 편파 보도는 공정성과 공공성 등에 적합하도록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는 방송법 제69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방송의 공정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정 민간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의 편향성을 지적하지 않고 방기하자 직무 유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체 수입 중 사실상 강제로 받아내는 수신료 의존 비율이 45%에 달하는 KBS를 겨냥한 수신료 폐지 운동이 확산되는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즉각 편파 보도를 중단하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보도를 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도 공정하게 치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