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팔리(사진)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 시간) 전기차 시장에서 격화하고 있는 가격 인하 경쟁을 “걱정스러운 추세”라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두 차례 연속 차량 가격을 낮추며 테슬라가 쏘아 올린 ‘치킨게임’에 동참했지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의 한계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팔리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 포럼에서 전기차 ‘머스탱 마하E’ 가격 인하 방침에 대해 “우리는 1913년으로 돌아갔다”며 창업자인 헨리 포드가 단행했던 일련의 모델T 가격 인하 사례를 언급한 뒤 “당시 전략은 결국 포드를 파산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앞서 2일 포드는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최대 7.8% 인하한다고 밝혔다. 1월에 가격을 대당 최대 5900달러 낮춘 데 이어 추가로 약 3000~4000달러가 떨어진 셈이다.
그는 이 같은 인하 움직임이 테슬라의 노선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판매량 확대를 우선시하는 입장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가격을 책정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하E의 경쟁 상품인 테슬라의 모델Y를 언급하며 “시장 내 지배적 플레이어를 따라가겠지만 우리가 어디까지 갈지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테슬라는 올해 모델Y 등의 미국 판매 가격을 여섯 차례 연속 낮췄다가 1분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겪은 뒤 도로 가격을 소폭 높였다. 다만 여전히 연초 가격 대비로는 24%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테슬라의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만큼 후발 주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로 도미노식 가격 인하 행렬을 이어갈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 웹사이트에 게시된 판매 차량 수를 집계한 결과 최근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재고가 쌓이는 실정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생산량이 인도량을 앞지르고 있는 만큼 가격 인하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