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K, 한숨 돌렸지만…美 압박 거세져 부담 여전

◆美, 中에 장비반입 1년 연장

현지 메모리생산 최대 47% 차지

EUV 장비 반입 불허도 위기 요인

삼성전자 시안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시안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SK하이닉스 우시 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업계는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에 첨단 자국 장비 반입을 한 번 더 허용한다면 두 회사가 코앞에 마주한 중요한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비 허가가 또다시 1년 ‘유예’인 데다 미국이 반도체법으로 대중 압박의 수위를 높이면서 한국 기업들은 여전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각각 낸드플래시·D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회사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의 41%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은 회사 전체 D램 제조량의 47% 수준에 이르는 웨이퍼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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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장들은 장비 유지 관리는 물론 공정 전환을 수시로 해야 한다. 메모리 용량 증가와 회로 미세화에 맞춰서 최첨단 제조 장비를 공장에 설치해야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신 장비들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미국 회사들이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두 회사의 중국 공장 운영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미국 정부가 대중 반도체 장비 제재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부터다. 미국은 이 제재에서 자국 장비 기업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제조용 중국에 판매하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중국에 생산 설비가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선별 심사 대상에 포함돼 별도의 허가 작업을 거쳐야 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10나노급 D램, 128단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제조한다. 제재 적용을 받는 순간 생산 공정에 직격탄을 맞고 최악의 경우 공장을 폐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미국은 발표 이후 닷새 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제재 적용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에 안심하지 않고 올 10월 이 통제를 한 번 더 유예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주목했다. 10월보다 5개월이나 앞선 5월부터 유예 분위기가 조성되자 업계에서는 ‘일단 한숨은 돌렸다’는 입장이다. 공격적인 증설은 중국에서 계획할 수 없더라도 범용 반도체 생산에서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에 있는 전체 반도체 기업 1년 유예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예외로 두고 1년을 유예하는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 방안 모두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 제재 압박 수위가 상당히 높아지면서 여전히 불안 요소는 제거되지 않았다. 특히 미국은 네덜란드 ASML이 세계에서 독점으로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중국으로 들일 수 없는 점은 국내 기업에 큰 위기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4세대(1a) D램 제조를 위해 EUV 장비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지만 미국의 대중 제재로 우시 공장 업그레이드가 원천적으로 막혀 있는 상황이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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