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대 한미 금리 격차…금융 리스크 대비해 약한 고리 점검해야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만해지고 있지만 쉽사리 꺾이지 않자 3회 연속 베이비스텝을 밟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라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한국 기준금리(3.50%)와의 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무려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는 돈의 속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로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역은행 등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 미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국채 가격과 담보로 확보한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을 유발해 부실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5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현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1조 5000억 달러(약 1980조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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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성명서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뺀 게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긴축 종료 신호로 읽히면서 원·달러 환율이 15.4원 급락해 1322.8원으로 마쳤다. 하지만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2%로 연준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는 우리 전망에 없다’고 분명히 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돼도 고금리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약한 고리가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이 금융 부문의 생리다. 당국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취약한 금융 부문에 대한 점검과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4일 “내외 금리 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함께 시장 교란 행위 및 쏠림 현상 등에 대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며 각별한 대응을 주문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이 나타날 경우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본 유출과 금융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 대응으로 방파제를 높이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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