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가 지난달 4조 5000억원 넘는 채권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채권 시장의 전통적 큰손인 보험이나 연기금보다 많은 규모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4월 한 달 채권 순매수는 4조5526억원에 달했다. 통계 작성 이래 개인 투자자의 월별 채권 순매수가 4조원대에 이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리 상승과 증시 부진, 안전자산 선호가 맞물리며 개인들의 채권 투자 열풍이 본격화한 지난해 8월 순매수 규모(3조 3441억원)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4월 채권 순매수 규모는 은행(19조5602억원)이 가장 컸고 외국인(9조1708억원), 자산운용사(8조6418억원) 다음으로 개인이 많았다. 보험사(2조7948억원)와 연기금(2조6053억원)은 개인 순매수 규모에 크게 못미쳤다.
개인 투자자는 4%대 은행 정기예금 상품이 사라지고 증시도 2차전지 테마 중심의 과열 논란이 제기됐고,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 등까지 겹치자 안정성이 높은 채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평가다.
특히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자 현재 채권 금리 수준이 정점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채권 투자에 따른 자본 차익 기대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할 것이란 신호가 나오면서 개인의 채권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낮아진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매력과 중장기적으로 (채권 가격이 오를 때 팔아 얻는) 자본차익을 기대하는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