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각종 구설·논란을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을 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는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하지만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소명하면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는 당원권 정지 1년과 같은 중징계가 결정되면 두 최고위원의 반발로 논란이 확산될 수 있고 경징계에 그칠 경우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과 여론 악화가 우려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8일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 징계를 위한 중앙윤리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8일 회의에서 두 최고위원의 소명을 듣고 징계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로 당원권 정지 1년 결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근 대통령실 공천 개입 의혹을 일으킨 녹취록 유출, 쪼개기 후원금 의혹 등의 논란에 휩싸인 태 최고위원은 이달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이날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당 윤리위에 회부된 후 지난 며칠간 소명을 준비해오면서 저의 신상에 관련한 언론의 갖은 억측과 왜곡에 별다른 반박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억울한 점이 있으나 기사에 일일이 해명하는 것도 또 다른 억측을 낳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및 제주 4·3 사건 폄하 논란을 일으킨 김 최고위원은 최근 자신에 대한 징계 반대 탄원을 비판하는 언론 보도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 시작을 결정한 다음 날인 4일에 이어 8일에도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당일 중앙윤리위가 예정된 상황에서 징계 절차 등과 관련한 오해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고위원회의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