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 참석한 한 여성 정치인이 BBC, 가디언 등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영국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인 페니 모돈트 추밀원 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모돈트 의장은 대관식에서 국가의 보검을 찰스 3세 국왕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길이 121㎝, 무게 8파운드(약 3.6㎏)에 달하는 보검을 한 시간 넘게 흔들림 없는 자세로 꼿꼿이 들고 있었다.
모돈트 의장이 전달한 보검은 지난 1821년 조지 4세의 대관식 때 만들어진 것으로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등 각종 보석이 박힌 칼자루와 장미, 엉겅퀴, 토끼풀로 장식된 칼집으로 이루어졌다. 이 검은 왕권을 상징하며, 왕이 이 검을 전달 받는 것은 자신의 의무와 기사로서의 덕목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국왕에게 여성이 보검을 바친 것은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모돈트 의장은 행사에 앞서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검을 들고 있기 위해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며 “무게가 똑같은 복제품으로 연습했는데, 해군 출신 경험이 준비할 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모돈트 의장은 앞서 2019년 영국 최초로 여성 국방부장관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그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물론 상대 당 의원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노동당 의원은 “페니는 칼보다 강하다”고 했으며, 알라스테어 캠벨 전 노동당 대변인은 트위터에 “모돈트 의장의 팔과 어깨 힘에 경외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대관식이 끝난 후 모돈트 의장은 “군과 경찰이 의식의 일환으로, 그리고 안전을 위해 몇 시간 동안 행진하거나 서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와 비교하면 내 일은 오히려 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