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의 첫 관문 역할을 맡고 있는 인천공항 검역대. 2일 일본 나고야발 아시아나 121 항공기를 타고 한국에 온 입국자는 ‘큐코드(Q-CODE) 라인’을 거의 걷는 속도로 통과했다. 그는 검역관 앞에 놓은 리더기에 QR코드를 찍은 후 비대면 체온 측정기를 잠시 응시한 뒤 지나갔다. 반면 일반 라인 데스크에서는 몇몇 입국객이 건강 상태 질문서에 수기로 답변을 작성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승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1과장은 “예전에는 한 명을 검역하는데 5~10분까지 걸리기도 했다”며 “비행기 한 대에 탑승한 입국자를 검역하려면 1시간 정도가 소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큐코드가 도입된 이후에는 한 명당 10초 정도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큐코드는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이 한국에서 크게 유행했던 작년 3월 도입됐다. 큐코드를 이용한 입국 절차는 입국자가 휴대폰 등을 통해 검역 정보를 입력한 뒤 QR코드를 발급받은 후 리더기에 인식시키면 끝난다. 정보는 검역 시스템은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에도 공유된다. 무증상 감염자, 잠복기 환자 등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엔데믹 전환을 앞둔 코로나19가 남긴 일종의 유산인 셈이다.
이날 지영미 질병관리청장과 언론은 일일 검역관으로 나서 감염병 의사환자로 가장한 입국자를 검역하는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지 청장은 “실제 검역을 해보니 증상 만으로는 의사환자를 가려내는 것이 어려웠다”며 “특히 엠폭스는 질문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국립인천검역소와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과의 간담회에서는 인력 충원,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검역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부 군인은 2년 넘게 파견을 나와 있기도 했다”며 “군인 본연의 업무가 있을텐데 인력 충원은 꼭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역관은 “오랜 여행에 지치고 바쁜 입국객의 민원을 응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검역 업무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