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해 온 북한 유튜버 연미(燕美)가 이번에는 평양에서 유행하는 패션을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NEW DPRK’에는 지난 8일 ‘쇼핑을 즐기는 북한 소녀와 함께 올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발견하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서 평양 여성 연미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4일까지 열린 ‘2023년 봄철녀성옷전시회’를 방문해 다양한 의류와 화장품을 소개한다.
연미는 “저는 많은 원피스 브랜드 중에서도 ‘은하’를 가장 좋아한다”며 검정 물방울무늬가 그려진 흰색 민소매 원피스를 골라 착용했다. 은하는 북한 대표적인 의류·섬유 무역회사인 은하무역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시회에는 분홍, 노랑, 흰색 원피스 등이 주로 걸려 있었다. 연미는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밝은색 원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크 소재로 된 다양한 무늬의 원피스를 연이어 입어보면서 “예전에는 부자들만 입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연미는 터치스크린으로 사진을 살펴보는 모습을 연출하거나 인삼 향이 나는 화장품을 발라보기도 했다. ‘개성고려인삼 화장품’과 ‘은하 미백물크림’ 등이 영상에서 등장했다.
영상 중간 중간에는 일부 제품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었는데, 해외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베낀 제품을 가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 매체가 공개한 전시회 사진에서도 명품 루이비통과 셀린느 가방과 똑같은 제품의 사진이 포착된 바 있다. 지난 전시회에서도 샤넬 로고가 박힌 가방, 버버리 체크 무늬 가방, 디올 디자인의 향수병 등 모조품이 등장했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여성옷전시회는 지난해 10월 말 처음 열려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전시회에는 은하무역국, 평양시피복공업관리국, 경흥무역국 등이 출품한 봄여름철 여성의 원피스 ·투피스, 셔츠, 치마, 운동복 등이 진열됐다.
그간 한복 위주로 전시회를 열던 북한이 여성 양장을 내세운 건 이례적이다. 이는 북한이 현대화된 옷을 통해 주민 민생이 나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