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첫 발생 이후 3년 4개월 만에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11일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 공항과 관광청은 ‘공짜 항공권’과 ‘여행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이날 홍콩국제공항은 한국 여행객에게 총 2만4000여 장의 무료 왕복 항공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항을 관리하는 홍콩공항관리국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여행객이 홍콩을 방문할 수 있도록 홍콩행 무료 왕복 티켓 50만장을 제공하는 ‘월드 오브 위너스(World of Winners)’ 캠페인의 일환이다. 전체 50만장 가운데 75%(약 37만5000장)는 아시아 지역에 배정됐다. 한국에 배정된 2만4000여 장은 전체 4.8% 규모다.
홍콩은 이 글로벌 캠페인에만 약 20억홍콩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입했다. 홍콩 경제의 17%를 책임지던 관광업이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자 홍콩 정부와 국적 항공사 4곳이 합심해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에서는 △그레이터베이항공(5월16일~7월31일) △캐세이퍼시픽(5월16일~5월22일) △홍콩항공(5월17~5월19일) △홍콩익스프레스항공에서 서울과 제주, 부산에서 출발하는 이코노미 클래스 왕복 항공권을 지급한다. 오는 16일부터 홍콩국제공항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해당 항공사 지정 웹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아 ‘무료 티켓’이나 ‘1+1(1장 구매 시 1장 무료)’ 방식으로 배포하는데, 세금과 유류할증료만 내면 왕복 항공권을 받을 수 있다. 평소 이들 항공사의 홍콩 왕복 티켓 값은 1인당 약 45만 원 정도다. 당첨자에게는 홍콩에서 숙박과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별도 혜택도 제공된다.
16일 오전 9시(한국시간 기준)에 가장 먼저 행사를 시작하는 그레이터베이항공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무료 티켓을 제공한다. 같은 날 낮 12시에는 캐세이퍼시픽항공이, 17일 오전 10시에는 홍콩항공이 선착순으로 티켓을 지급한다. 홍콩익스프레스항공의 경우 여행사를 통해 ‘1+1’ 방식으로만 배포한다.
대만 관광청은 이달부터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추첨을 통해 1인당 5000대만달러(약 20만원)씩 여행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지원금 대상은 올해 25만 명, 내년 15만 명, 2025년 10만 명씩인데, 시장 상황에 따라 규모는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항공편 도착일 기준 1일에서 7일 전까지 여행지원금 행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마리아나 관광청은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내 항공사와 손잡았다. 티웨이항공과 공동으로 사이판 노선 여행객을 위한 할인 행사를 펼친다. 인천~사이판 노선을 1인 편도 총액 14만9300원부터 판매한다. 특히 인천~사이판 왕복 노선 예매에 4만원 할인 쿠폰도 즉시 제공한다.
유럽 전역에 1만1000여 철도 노선을 확보한 레일유럽은 4년 만에 한국사무소를 부활시키고 다양한 유치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유럽 전역을 돌 수 있는 철도 이용권 제공 방안을 고민 중이다.
신복주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대표는 “본격적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유럽 전역 관광청들이 유치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분위기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간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