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성 화장품으로 유명한 더마코스메틱의 브랜드 더마펌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회사는 매출의 90% 이상을 책임져온 중국의 총판 사업권을 지난해 말 확보해 향후 두 배 이상의 실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마펌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영사 앵커 에쿼티파트너스(PE)는 더마펌을 매각하기 위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주요 인수 후보 업체의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투자 설명서 배포를 시작으로 하반기 본격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앵커 PE가 보유한 지분 약 70%와 창업자인 차훈 대표 등이 갖고 있는 지분 30%다. 앵커 PE는 2020년 약 1000억 원을 투입해 2대 주주가 된 후 추가로 지분을 늘리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중국의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6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1위인 위노나를 비롯해 LG생활건강(051900)의 피지오겔, 글로벌 브랜드인 키엘 등이 경쟁하고 있다. 더마펌은 중국 e커머스 플랫폼인 티몰을 통해 20대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 2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실적이 204%나 급증했다. 중국과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브랜드가 입점한 티몰에서는 더마코스메틱 중 판매 순위 12위이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1위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화장품 기업 중 경영권 매각 사례가 드물어 중국 시장 확대를 겨냥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나 PEF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02년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회사로 출발한 더마펌은 자체 생산능력을 보유했으며 중국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 국내외 화장품 기업 대부분이 한국콜마 등에 위탁 생산을 하는 것과 달리 더마펌은 강원도 원주에 스마트 공장 설비를 갖추고 있다. 원주 공장은 화장품 원료 배합, 충진, 포장까지 하며 연간 2500톤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창업 이후 주로 국내 병·의원을 중심으로 판매해온 더마펌은 2018년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전체 매출 약 1000억 원 중 900억 원 이상을 중국에서 달성했으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25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중국 내 유통을 별도 총판 사업자에 맡겨 수수료를 지급했던 더마펌이 지난해 말 사업권을 100% 갖게 되면서 올해부터 중국 내 매출과 순익을 고스란히 확보하게 된다. 더마펌 측은 올해 매출 1500억 원, 에비타 350억 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권 화장품 기업 경영권 매각가로 에비타의 20배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