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LG헬로비전, 회사채 1000억 모집에 1조 몰렸다

2·3년물 각각 -6bp에 모집물량 채우며

모회사 LG유플러스 민평보다 낮게 조달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





케이블TV 업계 1위인 LG헬로비전(037560)(AA-)이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 원 가까운 자금을 받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이날 2년물(200억 원)에 3100억 원, 3년물(800억 원)에 6400억 원 등 총 950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LG헬로비전은 희망 금리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는 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2년물과 3년물 각각 -6bp에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하는 LG헬로비전 각 채권 종목의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들의 많았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LG헬로비전이 모회사인 LG유플러스(032640)의 동일 만기 민평금리보다 낮게 조달 조건을 맞췄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AA)의 전일 2년물과 3년물 민평금리는 각각 3.877%, 3.892%였다. 같은날 LG헬로비전의 2년물, 3년물 민평금리가 각 3.916%, 3.944%였으니 최종 금리는 3.8%중후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이같은 LG헬로비전 회사채 발행의 흥행은 시장 과점 구조를 바탕으로 한 튼튼한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LG헬로비전은 가입자 수(373만 명) 케이블 방송 1위, 전체 유료방송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PTV) 출시 이후 국내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2019년 말 LG유플러스가 CJ ENM으로부터 인수 후 LG유플러스와의 영업연계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 1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유영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G계열 편입 이후 네트워크 사용료 등 공통비용 절감효과와 렌탈사업 확대 등을 통해 영업이익이 회복되고 있다”며 “신사업 투자 등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이 낮아 향후에도 케이블TV 시장 내 사업지위를 바탕으로 잉여 현금을 창출하며 재무부담 감소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곧 공모채 시장에 뛰어들 기업들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증권신고서를 내고 18일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고 삼천리(004690)도 이달 말 1500억 원 규모 발행을 계획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종합 상사나 최근 주가 조작 이슈에 연루된 기업 보다는 LG헬로비전이 투자자 입장에서 선호도가 높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LG헬로비전은 수요예측이 흥행한 만큼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 원 규모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005940),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 5곳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납입일은 오는 25일이다.


김남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