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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절반 "먹고살기 빡빡"…3명 중 1명 'N잡' 뛴다

■딜로이트 'MZ세대 보고서'

소득 수준 낮고 고물가에 직격탄

M 46%·Z 48%가 생계비 걱정

글로벌 평균보다 4·13%P 높아

긱워커·개인사업 각각 부업 1위

직장선 '일과 삶 균형 능력' 첫손

이직·학업 등 자기계발도 우선시





고물가, 취업난,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한국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절반이 생계비를 걱정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MZ세대 3명 중 1명은 돈이 부족해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져본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일과 삶의 균형’을 직업 선택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이 18일 발표한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세대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한국 MZ세대 501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생계비 걱정(복수 응답 가능)’을 자신의 최대 관심사로 꼽았다. 이는 딜로이트가 전 세계 44개국의 MZ세대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에서 한국 응답자만 추려낸 결과다. 한국 조사 대상은 ‘M세대(1980~1990년대 초반 출생자)’ 200명, ‘Z세대(1990~2000년대 초반 출생자)’ 301명이다.

최대 관심사로 생계비 걱정을 꼽은 비율은 M세대 46%, Z세대 48%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전 세계 평균(M세대 42%, Z세대 35%)보다 각각 4%포인트, 13%포인트 높은 수치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만큼 고물가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계비가 부족하다 보니 본업 외에 부업까지 병행한 사례도 많았다. 한국 M세대의 26%, Z세대의 34%가 이번 조사에서 ‘부업을 해봤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M세대의 24%, Z세대의 31%)보다 부업 경험을 밝힌 비율이 모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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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Z세대 여성은 딜로이트와의 심층 인터뷰에서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고 임금 인상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에서 물가만 계속 올라 월급만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다”며 부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부업을 경험한 업종은 M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미묘하게 엇갈렸다. M세대의 부업 유형은 ‘배달 등 긱워커(초단기 근로자)’가 29%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19%)’ ‘작곡·미술 등 예술 활동(15%)’ ‘식당이나 소매상점 근무(13%)’ ‘개인사업 운영 또는 컨설팅(1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Z세대의 부업 경험은 ‘개인사업 운영 또는 컨설팅(21%)’ ‘레스토랑이나 소매상점 근무(21%)’ ‘배달 등 긱워커(20%)’ ‘온라인 플랫폼 판매(18%)’ ‘작곡·미술 등 예술 활동(18%)’ 순이었다.

부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도 M세대와 Z세대는 다소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M세대의 경우 가장 많은 43%가 ‘소득을 늘리기 위해’라고 응답했다. Z세대 역시 34%가 같은 이유를 들었지만 ‘풀타임·주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는 답변도 이와 비슷한 33%에 달했다. Z세대는 단순히 돈을 벌 기회보다는 새로운 직업 탐색의 기회로 부업을 바라보는 경향이 더 강한 셈이다.

일에 대한 철학과 관련해서는 MZ세대 모두 일과 삶의 균형에 높은 가치를 뒀다. ‘직장 동료에게서 가장 감명을 받는 5대 요소’를 묻는 질문에 M세대의 37%, Z세대 32%가 ‘일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추는 능력’을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M세대의 25%, Z세대의 23%가 ‘이직·학업 등 자기 계발 의지’를 택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기 위해 직장이 제공해야 할 근무 형태로 한국 M세대는 ‘유연 근무 허용(40%)’과 ‘주4일 집중 근무제 도입(35%)’을 지목했다. Z세대는 가장 많은 32%가 주4일 집중 근무제 도입을 선택했다. 유연 근무, 단축 근로를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M세대의 31%, Z세대의 30%가 ‘유연 근무,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급여 삭감’을 꼽았다. 이어 M세대의 26%, Z세대의 28%는 ‘유연 근무에도 업무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지적했다.

마이클 파멀리 딜로이트 리더는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에 뛰어드는 MZ세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재정적 불안이 이 세대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이들은 경제적 우려로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 채 삶의 중요한 결정들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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