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이 잇달아 적발되고 10대 학생들에까지 마수가 뻗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세관에 적발된 마약 밀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8일 관세청은 서울세관에서 윤태식 관세청장 주재로 전국 7개 세관, 27명의 마약조사관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세관 마약조사관 회의’를 열어 최근 마약 단속 실적 및 주요 특징을 공유하고 향후 중점 추진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 1∼4월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 밀수는 총 205건으로 213㎏ 규모였다. 이는 하루 평균 1.8㎏이 적발된 것으로 필로폰 투약 기준으로 6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비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발 건수는 18%(45건) 줄었지만 적발 중량은 32%(52㎏) 늘어나 사상 최대치다. 적발 1건당 적발 중량이 1039g으로 62% 늘어나며 마약 밀수는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다.
적발 종류는 필로폰 87㎏(41%)·39건(14%), 대마 47㎏(22%)·66건(24%), 신종마약합성대마 18㎏(8%)·26건(9%), 신종마약MDMA 7㎏(3%)·29건(11%) 순으로 집계됐다. 신종마약의 경우 젊은층 중심의 클럽용 마약(MDMA)(316%), 케타민(328%) 및 외국인노동자 수요가 큰 합성대마(122%)의 밀수량이 증가했다.
마약의 주요 출발국은 태국 62㎏(29%)·23건(11%)이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50㎏(23%)·65건(30%), 베트남 20㎏(9%)·38건(18%), 중국 17㎏(8%)·11건(5%)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전년 동기대비 태국(99%), 베트남(181%), 말레이시아(260%) 등 동남아시아발 적발 중량이 크게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필로폰 1g당 거래가격이 미국과 태국에선 44달러, 13달러지만 한국에선 450달러로 알려졌다. 국내외 가격 차이에 따라 마약 밀수의 건당 적발 중량이 증가해 대형화 추세가 지속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올해 주요 밀수 경로는 △국제우편 114㎏(54%)·96건(47%) △여행자 48㎏(23%)·52건(25%) △특송화물 42㎏(19%)·55건(27%) △일반화물 9㎏(4%)·2건(1%) 순으로 전년 동기 대비 국제우편은 42%가 늘었고 여행자는 3㎏에서 48㎏으로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필로폰을 사탕으로 위장하거나 유아용 분유에 MDMA를 은닉한 뒤 국제우편으로 보냈다가 적발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여행자가 직접 마약을 밀수한 규모가 크게 늘었다.
관세청은 국제우편, 특송화물, 항공여행자 등 주요 밀수 경로별로 통관 검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엑스레이(X-ray) 영상정보와 우편물 정보를 동시에 확인하는 국제우편 동시구현 판독시스템을 도입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활용해 화물 사전 선별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해외여행이 집중되는 시기에 특별단속을 시행한다. 라만분광기, 이온스캐너 등 고성능 마약 탐지장비를 도입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공항에 최초로 마약 분석 포렌식센터를 구축한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하루 평균 2건, 1.8㎏, 필로폰 투약기준으로 6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밀수시도가 적발되고 있다”며 “국경단계에서 놓치면 국내 유통단계에서는 10배, 20배의 노력으로도 적발이 어렵다”고 관세청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