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정상이 대면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우주·첨단기술·방산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정상 자격으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이다. 이번 G7 정상회에는 두 나라를 포함해 인도네시아·베트남·브라질·호주·코모로·쿡 제도 등 8개 국가의 정상이 초청됐다.
윤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우주·바이오헬스 등의 첨단기술과 방산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자고 합의했다. 2010년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를 발전시켜 양국의 교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개척하자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인도에서 활동 중인 우리 기업들에게 합당한 관세 부과 기준이 적용되도록 해달라고 모디 총리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인도가 연대해 지역과 세계 문제에 함께 대응하자”고 말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양국의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나가자”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국과 인도는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유사한 지정학적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인도의 ‘신동방정책’을 조화시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외에도 양국 정상은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개발 지원에 함께 노력을 기울이자고 합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은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것으로 윤 대통령이 모디 총리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앞으로 고위급 협의 채널을 활성화하며 9월 인도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