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를 비판하고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가맹점과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물품 공급을 중단한 치킨프랜차이즈 bhc가 가맹점에 1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최용호 부장판사)는 진정호 bhc 가맹점주협의회장이 bhc 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11일 판결했다.
앞서 진 씨는 2015년부터 bhc 본사와 계약을 맺고 울산에서 가맹점을 운영하다가 2018년 전국bhc가맹점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진 씨는 bhc 본사가 가맹점에 신선육이 아닌 냉동육을 공급한다거나 저품질 해바라기유를 공급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2018년 8월 광고비 유용, 해바라기유 납품가와 공급가 차액 편취 혐의로 bhc 임직원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자 본사는 2019년 4월 진 씨가 허위사실을 퍼뜨려 본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진 씨는 본사를 상대로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면서 해지무효확인소송과 함께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한 차례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후 본사가 제기한 항고심에서는 이미 계약 만료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2020년 8월 본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같은 해 10월 말 본사는 또다시 해지 통보를 하고 가맹점 운영에 필요한 물품 공급을 중단했지만 그 사이 본안에서 진 씨가 승소하면서 해지는 무효 됐다.
두 차례의 계약 해지 통보로 진 씨는 영업 중단으로 인한 손해액을 고려해 bhc 본사에 5억1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가 허위 사실을 퍼뜨려 본사 명성과 신용을 훼손하거나 가맹사업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본사가 가맹사업법상 정해진 해지통보 절차를 충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맹점주협의회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고 진씨의 재산상 손실인 8255만 원보다 많은 1억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를 대리한 이주한 변호사(법무법인 위민)는 “2017년 도입된 가맹사업법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한 사례"라며 “일실액이 일부 인정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의 첫발을 디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