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최근 한 직원의 사망 사건 관련, 사외이사가 지휘하는 독립적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CEO)은 이날 자신의 명의로 된 전사 메일을 통해 최근 직원 사망과 관련해 대책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공지했다. 대책위는 사외이사들이 지휘하며 정 사장은 절대 사망 원인 조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는 문두철, 강정혜, 오정석, 박상희 등 4명이다.
정 사장은 대책위를 통해 사망 원인 등 전후 상황을 명확히 진단하고 내부의 문제점을 찾아 근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책임져야 할 문제가 있다면 그 역시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CEO로서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업무와 애로사항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써왔는지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한 진단과 개선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이뤄져 왔는지 뼈아픈 성찰을 하고 있다”면서 고인과 구성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또 메일에는 고인이 평소 회사를 사랑했으며 고인을 오래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유족의 바람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대책위를 통해 철저한 사망 원인 조사와 해결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19일 오전 여의도 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유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숨진 A씨가 생전 과도한 업무 지시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A씨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A씨가) 결혼기념일에 새벽 3시까지 야근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LG지주사에서 즉각적인 조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측도 “고인의 새벽 3시 출입 기록이 확인됐다”고 YTN을 통해 전했다.
또 A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한 다른 네티즌은 “다음달 지주사에게 보고하는 자료를 직접 하다보니 매일 자료 만들고 보고하고 깨지고, 스트레스와 위에서의 압박이 어마어마하게 왔다”며 “결혼기념일에까지 일하고 반복되는 보고로 극한상황에 몰린 게 아닌가”라고 적었다.
경찰 조사에서 유족들은 “A씨가 팀장으로 승진한 뒤 업무 과중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족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A 직원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