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군내 마약범죄도 잇따르는 가운데, 국방부가 입영 신체검사에 마약류 검사를 추가하기로 했다.
23일 국방부는 입영 병사와 복무 중인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신체검사에서 마약류 검사를 추가·확대하는 방안 등을 담은 ‘군 마약류 관리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입영 신검 시 마약류 복용 경험이 있다고 진술하거나, 군의관이 마약류 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마약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군은 이 검사를 신체검사 대상자 전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입영 신검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소변을 재채취해 정밀검사를 받게 되며, 또다시 양성 반응이 나오면 경찰 수사 대상이 된다.
수사 결과 1년 6개월 미만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보충역으로 편입되며,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병역이 면제된다. 다만 병역 면탈 목적임이 밝혀질 경우 병역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복무 중인 장병은 전역 전까지 1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소변 검사 항목에 마약류 검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병사를 대상으로 전체 마약 검사를 시행할 경우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관련법 개정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는 입영 여부를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사자 동의에 기반해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며 “병역법을 개정해 공익요소와 함께 인권요소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부의 경우 임관 예정자 및 장기 복무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이르면 하반기부터 마약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병사와 달리 간부는 대통령령인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규정이 이미 존재해 각 군의 건강관리규정만 개정하면 전수조사가 가능하다.
‘군 마약류 관리 개선방안’에는 “마약 없는 건강한 병영문화 조성”을 목표로 한 △유입 방지 △단속 및 수사 △후속 관리 △예방 교육 등 분야별 개선 방안도 포함됐다.
마약류 유입 방지 방안으로는 택배나 소포 등 영내 반입 물품을 철저히 검사하고, 군내 의료용 마약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마약류 단속 및 수사 강화를 위해 이달부터 군검찰 및 군사경찰 조직 내 ‘마약 사건 수사 전담팀’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25일에는 대검찰청과 공조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영내 마약류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다른 장병에게 마약류를 권유하거나 전달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더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아울러 장병 필수 교육 과정에 ‘마약류 예방 교육’을 포함해 마약류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과 마약류 범죄 관련 처벌 규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하기로 했다.
앞서 육군은 지난달 17일 경기도 연천의 한 부대 생활관을 예고 없이 수색해 대마초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형사 입건한 바 있다. 당시 병사들은 식품류에 대마초를 섞은 채 택배로 배송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영내까지 파고든 마약에 깜짝 놀란 군은 지난 2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을 대표로 하는 ‘마약류 관리대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군내 마약류 유입 차단 및 단속·예방 교육 방안 등을 고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