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공급망 다변화 강조한 尹 "상생으로 세계시장 진출 확대해야"

■'대·중기 원팀' 당부

경제활성화 위해 수출 확대 주문

정부는 민간주도경제 조성 지원

기업·미래세대 동반성장 선포식도

만찬선 '치맥' 즐기며 격 없는 소통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주먹을 쥐고 응원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주먹을 쥐고 응원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중소·벤처·스타트업·소상공인은 총수출의 40%, 매출의 50%, 일자리의 80%를 책임지는 한국 경제의 근간이자 핵심 주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는 달라진 중소기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동안 국무총리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했던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9대 기업 총수가 총출동해 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한 경기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부흥이 필수라는 점에서 정부가 중소기업계의 대표적인 행사에 힘을 제대로 실어준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격려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중기인대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세계시장 진출을 주문하며 “우리 기업들이 두려워할 이유도 없고 불안해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도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손뼉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손뼉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계속됐던 지난해 중기인대회에서는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는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세계시장으로 진출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 블록화와 함께 줄어드는 수출과도 무관하지 않다. 무역 대국인 한국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수출이 역성장했고 이달도 마이너스 실적이 유력하다. 최대 시장인 중국이 첨단 기술 경쟁력을 높이며 우리 중기가 차지하던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변화하는 공급망과 시장 환경에 맞춰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당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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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세상에서 기업인들이 제일 바쁜 줄 알았더니 대통령이 더 부지런한 것 같다”며 “729만 중소기업을 대표해서 윤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중소기업도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부도 중소기업 지원에 다시 한 번 적극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간 주도 성장’을 재차 언급하며 “정부는 민간 주도 경제를 지향하고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공정한 시장 경쟁 시스템 아래에서 스타트업과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며 “일자리는 정부의 직접 재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타트업이 만드는 것이고 창의와 도전 정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중기인, 미래 세대가 협력해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함성(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 선포식도 가졌다. 윤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파란색 수건을 들고 “함성 중소기업, 함성 대한민국 파이팅”을 크게 외치며 상생의 의지를 다졌다. 향후 백년대계를 바라보며 중소·벤처기업인의 저력과 소상공인의 활력으로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통령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선배 기업인과 후배 기업인 간의 소통과 협력이 한국 경제의 위기 돌파와 지속 가능한 혁신 성장의 열쇠로 보고 이날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의미를 담아 이날 행사에서는 대기업 총수들과 중소기업인, 청년 창업가들이 골고루 섞여 앉아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만찬 테이블에는 인근 음식점에서 주문한 치킨 180마리가 올랐다. ‘치맥(치킨과 맥주)’이 깜짝 메뉴로 선정된 것은 대중소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이 서로 편하게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와 소상공인 지원 및 내수 활성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도 “기업과 정부가 원 팀이 돼야 현 정부에서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규제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중소기업계가 주도해 추진하는 ‘민생 활력 5℃ 올리기 캠페인’을 통해 온누리상품권 구매 등 중소기업계가 서민 경제 살리기 확산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소기업과 벤처·소상공인 등 각 분야별 선포식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중소기업계), 최태원 SK 회장(소상공인 업계),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벤처기업계), 신동빈 롯데 회장(플랫폼기업계), 구광모 LG 회장(여성기업계) 등이 함께하며 미래 세대 및 대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다짐했다.


노현섭 기자·구경우 기자·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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