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임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고객경험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고객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뿐 아니라 성향이나 가치관, 숨은 수요 등의 추상적인 정보를 데이터화해 쉽게 고객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자사 고객 연구·분석 시스템 ‘라이프그라피(Lifegraphy)’ 사용법을 소개하는 안내 책자를 사내에 발간했다. 책자에는 라이프그라피를 통한 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법, 활용 사례 등이 담겼다.
라이프그라피는 고객 설문을 통해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고객 경험 관점에서 정리한 데이터베이스로 임직원 모두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이용할 수 있다. 작명에는 고객의 삶 전반을 사진(Photography)으로 기록하는 것처럼 치밀한 맞춤형 전략을 준비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안내 책자 발간도 라이프그라피의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전 부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차원이다.
기존 고객 설문이 나이·성별·직업·소득·가구 규모 등 인구통계학적 정보나 제품에 대한 정보에 치우쳐 있었다면 라이프그라피의 재료가 되는 고객 설문은 가치관, 관심사, 라이프스타일, 미래 의향 등 정성적인 분야까지 질문 범위가 넓어졌다. 개인의 욕망이나 경험에서 오는 만족감, 기분, 감정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도 데이터화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전체적으로 심도 있게 묻고 그걸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다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라이프그라피 데이터 베이스 구축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다. 1년 만에 데이터 제공 범위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5개 시장까지 늘어났다. 올해 5월 기준 임직원이 라이프그라피를 이용한 건수는 250여 건에 이른다. LG전자는 앞으로도 대상 시장을 꾸준히 확장해 올해 말까지 1억 개 상당의 데이터 포인트를 확보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가 지난해 9월 출시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다. 담당 연구원들은 라이프그라피 데이터를 통해 냉장고 교체 주기가 짧아지는 동시에 새로운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 이러한 고객층은 예술적인 공간 구축과 새로운 경험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 결과 냉장고의 색을 쉽게 바꿀 수 있게 해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스마트폰 터치로 자유롭게 냉장고 색을 바꿀 수 있는 ‘무드업 냉장고’ 출시로 이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라이프그라피는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서비스 뿐 아니라 이에 영향을 미치는 고객의 일상과 가치를 아우르는 데이터 시스템”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완성도 높게 제공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