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뮬러 "원전이 기후변화 해결책"…최태원 "기업이 탄소 해결자 돼야"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뮬러 "韓, 민관협력 기술개발 모범

해수우라늄 추출 경제성 담보 땐

에너지 자립국가로 도약 가능"

崔 "탄소감축 여부가 경쟁력 될것"

국내외 500개 기업 최신기술 전시

세계박람회 부산유치 지원사격도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 WCE)에서 관람객들이 고려아연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 WCE)에서 관람객들이 고려아연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처드 뮬러 UC버클리대 명예교수가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이 기후변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뮬러 교수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과학자문단 일원으로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강의’의 저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제각각 열어오던 기후 관련 행사를 한데 모아 열린 행사다. 윤석열 정부는 기후엑스포를 지향하는 ‘2030 세계박람회’의 부산 유치를 적극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기후 위기를 넘어 지속 가능한 번영으로 가는 길’을 이번 행사의 테마로 잡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개회사에서 “우리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이행에 반드시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기후 산업 개발과 역량 강화에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1년간 원전 생태계 복원 등 시장 원칙에 기반해 그동안 왜곡된 에너지 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했다”며 “민간이 능동적인 혁신의 주체로서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날 전시관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탄소 저감 활동을 체험하고 뉴욕타임스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이 할 수 있는 일과 정부가 해야 할 일이란’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는 등 행사 전반을 직접 챙겼다.



2박 3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기후 산업 분야 국내외 500여 개 기업들이 최신 기술과 제품을 전시해 기술력을 뽐낼 예정이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기아차·SK그룹·포스코·롯데그룹·한화큐셀·두산에너빌리티·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폭스바겐그룹코리아·에퀴노르 등이 마련한 부스만도 2195곳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날 기후산업국제박람회를 계기로 6년 만에 한일 에너지정책대화가 재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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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첫날 하이라이트는 해외 석학의 기조연설이었다. 뮬러 교수는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12가지 조심할 점(Beware)’을 통해 “원전을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태도를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원전은 사고나 사용후핵원료 등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우려가 점차 해소되면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을 염두에 둔 듯 “한국은 민관이 협력해 원전 기술 개발에 나서는 모범 사례”라며 “그 현장을 지켜보러 이 자리에 왔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해수 우라늄 추출을 통한 ‘에너지 자립’이 더 이상 꿈은 아니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간 아크릴섬유를 이용해 해수에서 우라늄을 채취하는 기술 등이 개발됐으나 비용 문제로 상용화하기 어려웠는데 머지않아 공개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뮬러 교수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해수 우라늄 추출의 경제성만 담보된다면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조연사인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시장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지난 1년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한 시기이기도 하다”고 봤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퇴조하던) 원전이 전 세계적으로 부상했다”면서 “한국 등을 비롯해 신규 원전 발전설비 용량이 약 40%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끝으로 “태양광 패널 설치, 전기차 구매, 풍력터빈 설치 등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에 도움이 되지만 이런 제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광물은 어느 국가에서 생산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는 2009년 IE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비롤 사무총장을 ‘세계 에너지를 움직이는 7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날 국내외 기업인들도 저마다 노하우를 공유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탄소 중립은 경제·산업·통상·일자리 등 사회 전 분야에 이미 현실화했다”며 “기업들은 상용화된 감축 기술을 적용해 탄소 배출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실제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탄소 감축 여부가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지금까지 탄소 배출자였다면 앞으로는 직접 탄소를 줄이는 탄소 해결자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세 가지 과제로 가격·솔루션·시스템을 꼽았다.

독일 최대 에너지 기업 중 하나인 RWE의 옌스 오르펠트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배출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폐쇄하는 한편 그린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공급망에 의한 간접 배출량을 축소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유현욱 기자·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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