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허위정보 대응을 위해 유럽연합(EU)과 체결한 협정에서 탈퇴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가 EU 실천강령인 ‘허위정보에 관한 규약’ 탈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단 브르통 집행위원은 “(트위터가) 도망칠 수 있지만 숨을 수는 없다”며 “올 8월부터 디지털서비스법(DSA)이 시행돼 허위정보와 싸우는 것은 자발적 약속이 아닌 법적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DSA를) 집행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위터는 지난해 6월 메타, 구글, 틱톡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과 ‘허위정보에 관한 규약’에 서명했다. 이 규약에는 가짜뉴스를 활용한 수익 활동을 막고 사실 확인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규약을 준수하면 올 8월 시행되는 EU DSA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SA는 특정 인종, 성, 종교에 대한 편파적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학대 등에 관한 콘텐츠의 온라인 유포를 막기 위해 도입된 법이다. 금지 조항을 어긴 업체는 최대 연간 매출 6%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개편 작업이 이번 규약 탈퇴의 배경으로 꼽힌다.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후 허위정보, 가짜뉴스, 혐오발언 담당 직원들이 대거 해고된 바 있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의 트위터 사무소도 이달 11일 폐쇄됐다.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보다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머스크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리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트위터가 허위정보 확산 방지 정책을 철회하고 인력을 감원하며 문제성 트윗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EU 측은 트위터가 다른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달리 허위정보에 관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담은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