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홈술’이 인기를 얻고 한 잔을 마셔도 ‘플렉스’하게 마시는 것을 선호하던 MZ세대가 와인 시장에서 최근 급속하게 이탈하면서 주류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급성장했던 와인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엔데믹 이후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 탓에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엘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2064억원, 영업이익은 1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45.3% 급감했다. 매출 원가와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 순으로 신세계엘앤비의 뒤를 잇는 5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금양인터내셔날(?28.9%) △아영FBC(?26.2%) △나라셀라(-3.9%) △신동와인(-47.3%) △씨에스알와인(-11.9%)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수입사 1~6위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엔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물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과 고가의 식음료 지출 비용을 줄이자 유흥시장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고 와인시장이 고스란히 그 충격을 떠안았다. 호텔과 레스토랑 카페 등 이 세 곳은 영업부와 마케팅부가 어떻게든 확보해야 기업의 연간 실적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면서 수입사들도 제대로 된 공급 계약을 못하고 있는 게 현재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로 여름에는 맥주 수요가 늘고 와인 매출이 줄어들지만 작년과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안되면 주종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심각한 상황이 왔다”고 설명했다.
또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던 와인 시장은 이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출 하락세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고물가와 취업난 등이 겹치면서 일명 ‘거지방’을 개설해 절약을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