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에 착륙 중이던 항공기의 비상 출입문을 연 이모(33)씨가 28일 구속됐다.
대구지법 조정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이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은 심문 1시간 만에 발부됐다. 당초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씨가 법정에서 범행 일체를 순순히 자백하면서 심문과 재판부의 결정 시간이 모두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 씨의 범행이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지난 26일 오후 대구공항에 착륙하던 제주공항발 아시아나 항공기의 비상출입문을 상공 약 213m(700피트)에서 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를 받는다. 전날 경찰은 “이 씨의 범행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어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범행을 저지를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빨리 내리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또 “(항공기에 타고 있던) 아이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당시 사고 비행기에는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초·중등생을 포함한 선수단 65명도 타고 있었다. 이 중 육상 선수단의 선수 8명과 지도자 1명 등 총 9명이 메스꺼움과 구토, 손발 떨림 등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나온 이 씨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경찰은 착륙 당시 이 씨를 제압했던 승무원과 승객 등을 불러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