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꾼으로 꼽히는 바이오벤처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39)가 다음주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인 가운데 교도소 재소자들이 홈스와 만날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따.
홈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손가락에서 채취한 피 몇 방울로 100여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거액의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11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만 홈스는 당시 임신 중이어서 바로 수감되지 않았고 30일부터 텍사스주 휴스턴 북서쪽에 위치한 브라이언 연방수용소(FPC)에 수감될 예정이다.
홈스가 갇힐 브라이언 FPC는 최소 경비 시설로 화이트칼라 범죄자, 경미한 마약 사범, 불법 이민자 등을 주로 수용하는 곳이다. 현재 655명의 여성 수감자가 복역하고 있다. 이 교도소에서 재소자나 교도관의 폭력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 재소자 간 성폭력 사건 1건이 발생한 적은 있다.
홈스의 수감을 앞두고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브라이언 교도소 재소자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또 홈스의 사기극을 다룬 책인 '배드 블러드'가 교도소 도서관에 최근 비치됐다. 현재 이 책은 대출된 상태다.
교도관들도 홈스의 투옥을 기다리고 있다. 한 교도관은 최근 동료들과 대화에서 "홈스에게 냄비를 깨끗이 닦으라고 명령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교도소에서는 신입 재소자 대부분이 첫 90일간 가장 고된 일터로 꼽히는 주방에서 일하는 전통이 있다. 이 활동으로 시간당 12센트를 받는다.
다만 홈스는 사기죄를 저질러 미 연방교정국(BOP)이 운영하는 콜센터 텔레마케터 업무에서는 배제된다.
홈스는 수감 기간 중 매주 주말 22개월된 아들과 갓난아기인 딸을 만날 수 있다. 미 연방교정국 규정에 따르면 10세 미만 어린이는 재소자인 부모의 무릎 위에 앉을 수 있다.
한편 홈스는 혈액 몇 방울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해 한때 실리콘밸리 스타로 주목받았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어 '여자 잡스'로도 불렸다. 하지만 홈스의 주장이 결국 허구로 드러나면서 몰락했다. 이후 지난해 1월 캘리포니아주 배심원단으로부터 사기와 공모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