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최첨단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5세대(1b)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사상 초유의 D램 불황에도 다음 반도체 호황을 대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술이 적용된 최신 서버용 DDR5 D램을 인텔에 제공해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회사의 D램이 세계 최대 중앙처리장치(CPU) 회사인 인텔의 서버용 칩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와 호환 가능한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작업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월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적용한 적 있다.
이번에 인텔에 제공한 DDR5 제품은 SK하이닉스의 극자외선(EUV) 기술이 녹아든 1b D램 공정으로 만든 것이다. 회사는 최근 회사 내부에서 1b D램 양산 승인(퀄) 작업을 모두 끝내고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경쟁사 대비 생산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미세 공정으로 만든 새로운 D램은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이번 1b D램의 동작 속도는 초당 6.4기가비트(Gb)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DDR5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이는 1초에 5기가바이트(GB) 풀고화질(FHD) 영화 10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또한 DDR5 초창기 시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33% 향상했다. 기존 1a D램 제품과 비교하면 정보 처리 속도는 14%가량 빠르다. 이번 1b DDR5에는 ‘HKMG(하이-케이 메탈 게이트)’ 공정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HKMG 공정은 유전율(K)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에 사용하는 기술이다. D램 내 누설 전류를 막고 용량을 개선할 수 있어 D램의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도 소모 전력을 줄일 수 있다.
김종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1b 공정을 저전력 D램인 LPDDR5T,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로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 최고 수준의 D램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 공정 확보로 세계 D램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초당 8Gb 데이터 전송 성능을 갖춘 HBM3E 시제품을 준비해 내년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1a DDR5를 인텔의 다음 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칩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증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