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암흑의 아르바이트’ 폐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공고를 보고 모집책에 연락을 취하면 모르는 이들과 공모해 절도·강도 등을 벌이는 방식이다. 지난해 니가타시 산토놀레에서 일어난 고액 절도 사건도 이 암흑 아르바이트로 벌어진 범행이었다.
31일 일본 니가타TV·FNN 온라인 등은 니가타지방법원이 절도 혐의를 받는 피고 모모이 가쓰마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일정한 주거와 직업이 없는 30세 남성이었다고 한다.
이시구로 유리 재판관은 “피고는 다른 사건에서 부과받은 벌금과 빚을 변제할 목적으로 돈 욕심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 동기가 지극히 이기적이고 단순해 참작할 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책임은 전매 목적의 절도 사건 중에서도 상당히 무겁다”며 징역 5년 구형에 대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변호인은 피고와 논의해 항소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판결에 따르면 모모이는 지난해 12월 산토놀레 니가타점에서 손님으로 가장해 상품을 착용한 채 목걸이 등 5점을 가로챘다. 그리고 한 달 후 새벽 해당 점포에 유리창을 깨고 재차 침입해 손목시계 14점을 훔쳤다.
그는 지난해 11월 모르는 이들과 공모해 도쿄 시부야의 귀금속 매장을 털었다. 이 범행은 고액의 보수를 약속받고 암흑 아르바이트에 응모한 것이 계기였다고 알려졌다. 모모이가 벌인 범행의 피해 총액은 3500만엔(약 3억 3216만원)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범죄의 실행역을 맡을 암흑 아르바이트의 모집 광고가 SNS 위주로 확산되고 있다. 후쿠오카현 경찰에 따르면 이곳에서만 이달 들어 10건 이상 확인된 것으로 밝혀졌다.
광고는 “고액의 보수를 당일 즉시 줄 수 있다”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또 “간사이나 이시가와현에는 일거리가 넘친다”고 언급해 지역을 넘나드는 조직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이들은 빈집 털이와 강도의 실행역으로 사람들을 조직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루피’라고 자칭하는 인물이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전국구 규모의 강도 사건에서는 범인 대부분이 암흑 아르바이트로 모였다고 파악돼 이시가와현에서만 3명이 기소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 번 암흑 아르바이트에 발을 담그면 지시역에게 개인정보를 쥐여 위협을 받아 빠져나갈 수가 없다”며 “인생을 망칠 길에 안이하게 응모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