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를 만들 때 폐기물이 사용됐다고 ‘쓰레기 시멘트’라고 부르는 건 멍청한 발상입니다.”
토마스 기요 글로벌시멘트콘크리트연합(GCCA) 회장은 지난 24일 영국 런던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국내의 ‘쓰레기 시멘트’ 논란에 이같이 잘라 말했다. GCCA는 전 세계 시멘트 업계의 약 80%를 대표하는 단체로 현재 주요 시멘트 업체들의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한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유럽 등 선진국의 시멘트 업체들은 ‘탄소중립’을 시대적 과제로 삼고 화석연료인 유연탄 사용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그 빈자리는 폐기물로 불리는 순환자원을 연료로 바꿔나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런 방식을 두고 환경과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쓰레기 시멘트’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이에 대해 기요 회장은 “재활용 용지로 만든 내 명함은 쓰레기인가, 재활용 철강으로 만든 차는 쓰레기차인가”라며 한국의 일부 시각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서의 이러한 주장과 달리 최근 대세로 떠오르는 순환경제 패러다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산업 분야는 시멘트라고 평가했다. 순환경제 패러다임은 자원을 쓰고 버리는 기존의 방식보다 재활용이 강조되는 새로운 형식을 일컫는다. 기요 회장은 “순환자원 활용과 순환경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순환경제 시스템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재료가 시멘트”라고 말했다. 시멘트는 생산 과정에서 1450도의 소성로를 거쳐야 하는데 이때 기존 폐기물을 분자 단위로 파괴해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화산 분출에 비유할 수 있는 만큼 고온의 과정을 지나면 더 이상 폐기물이라 부를 수 없다는 뜻이다.
한편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전 세계를 포괄할 수 있는 정책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탄소저감에 필요한 신기술을 적용할 경우 생산 비용이 기존의 상품보다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는데 이때 일정 부분은 이러한 상품을 의무적으로 생산 및 구매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있어야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요 회장은 “무탄소 시멘트의 생산 비용이 2배 가량 늘어날 수 있는데 이 비용을 누가 댈 것인가”라며 “정부가 보조금과 규제를 동시에 작동해 고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