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 동안 한국은 크게 변화했어요. 물론 세계도 변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인류애적인 사랑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데 세속주의·공산주의·물질주의는 이를 만족시킬 수 없어요. 교회의 목적은 살아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전도사 프랭클린 그레이엄(71) 목사가 1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추진 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한 목적을 밝혔다.
기념대회는 그레이엄 목사의 부친인 고(故)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1973년 서울에서 전도대회를 한 지 50주년을 맞아 이달 3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부친이 했던 것을 아들이 이어받는 셈이다. 1973년 닷새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전도대회를 열자 320만 명이 모여들었다. 국내 개신교계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인식된다. 3일 행사에도 10만 명 이상의 참가가 예상된다.
그레이엄 목사는 아버지를 이어받아 복음주의 전도를 계속하면서 구호단체 ‘사마리안퍼스’와 전도기구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등을 이끌고 있다. 그레이엄 복사는 “지난 50년간 한국은 부유한 나라가 됐고 세계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내가 누구이고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를 알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저출산 등 한국 사회의 위기에 대해 해줄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의 아버지(빌리)는 제2차 세계대전 세대인데,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전쟁 후에 삶과 직장을 찾아야 했다”며 “모든 세대는 도전이 있다”고 도전 정신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또 “서구에서도 일반 교회 참석자는 줄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복음교회는 줄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번 50주년 기념대회는 1973년 전도대회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동안 한국 교회가 세상을 섬기기 위해 어떻게 사용됐는지 다시 한번 깨닫고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북한 관련 메시지를 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국 정재계와 친분이 두텁고 북한과도 관련이 있다. 구호 사업 등으로 북한을 방문한 횟수만 4회에 이른다.
그는 “나는 평화를 옹호하며 대화를 원한다.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 협의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미국의 현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