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한 부대에서 촬영된 가혹행위 추정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연출된 영상이며 동기 사이"라는 해병대 측의 해명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해병대 측은 ‘두 기수 차이’라고 추가 해명했으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었고, 실제로는 네 기수 차이의 선·후임 관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6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 페이스북 페이지에 ‘내 맞후(맞후임)는 강하게 키워요’라는 문구와 함께 엎드려뻗쳐 자세를 한 병사를 또 다른 병사가 위협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면서 해병대의 가혹행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육대전은 해당 영상을 게재하기 전 해병대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해병대 측은 “부대는 사실관계 조사 중에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해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는 내용으로 1차 답변을 했다. 이에 육대전은 해당 영상을 게재하면서 해병대 측의 1차 답변을 같이 첨부했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해병대 측은 "사실관계 확인 결과, 해당 영상은 연출된 것으로 두 병사는 동기 사이"라는 내용의 2차 답변을 전해왔다.
그러나 육대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 속에 나오는 인원들은 서로 동기가 아닌 선·후임 관계’라는 후속 제보를 받았다. 육대전이 거듭 확인을 요청하자 해병대 측은 그제서야 “두 기수 차이가 나는 선·후임 관계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는 내용의 3차 답변을 전달했다. 이어 “최초 해당 부대가 상급 부대로 보고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동기라는 착오가 발생했고 이후 선·후임 관계인 것을 다시 파악한 후 정정보고를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후 육대전에 ‘이들은 두 기수가 아닌 네 기수 차이 선·후임 관계’라는 추가 제보가 들어오면서 해병대 측의 3차 답변 또한 거짓임이 밝혀졌다.
육대전은 “접수한 제보를 즉각 공개하지 않고 각 군 본부에 전달,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후 공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날 약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해병대 측은 사전 사실관계를 문의하고 소통했던 육대전에게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기 위한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해병대 측의 대처를 지적했다.
아울러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선·후임 관계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네 기수 차이를 두 기수 차이로 축소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고 축소하거나 말 바꾸기를 했다는 것은 해병대의 명성에 비춰 볼 때 매우 실망스럽다. 해병대가 위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