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5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AT1) 상각 사태로 불거진 보험사 자본성 증권에 대한 우려가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이날 후순위채(신용등급 AA+급) 수요예측에서 502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조달금리 범위를 4.7~5.4%로 제시한 신한라이프는 5.1%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이번 수요예측 흥행으로 신한라이프는 9일 3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이 경우 조달금리는 5.2%로 소폭 올라간다.
최근 자본성 증권 공모에 성공한 보험사는 신한라이프뿐만이 아니다. 교보생명도 지난달 초 5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무난하게 발행했다. 자본성 증권은 회계장부에서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정되는 증권이다.
업계에서는 공모채 시장 훈풍에 힘입어 콜옵션 만기를 앞둔 다른 보험사들도 속속 자금 조달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달 7%가 넘는 높은 금리로 8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푸본현대생명이 이달 1000억 원 이상의 후순위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는 1분기 말 기준 총자산만 58조 원, 자기자본 8조 3000억 원의 외형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상위권의 생명보험사다. 신한은행을 세운 고(故) 이희건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1990년 재일교포들을 주주로 모집해 설립했다. 2005년 12월 신한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21년 7월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통해 보장성보험 및 변액보험에서의 사업기반이 확대됐다”며 “장기간 보수적인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흑자기조를 바탕으로 부실자산에 대한 충분한 상각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