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개그맨이 서울 망원시장을 방문해 침이 묻은 꼬치로 판매용 음식을 시식한 것과 관련해 해당 프로그램의 현지 방송사 사장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지난 3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산케이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사사키 다카시 TBS 사장이 이날 열린 정례 사장단 회견에서 “한국의 해당 가게와 관계자 여러분들게 큰 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프로그램을 시청해 주신 여러분께도 불쾌감을 드렸다.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함께 배석한 편성 담당 세토구치 가쓰요 국장도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제작진 측에 책임이 있다. 배려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TBS 측은 그동안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사과해 왔다. 방송국은 지난 6일 “시청자 여러분께 다양한 지적을 받았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깊이 반성한다”며 “가게에 직접 사과를 드렸다”고 아나운서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8일 해당 프로그램의 MC 가와시마 아키라가 “다시 한 번 2일 촬영 내용으로 불편을 끼쳐드린 (한국)분들과 불쾌감을 느끼신 시청자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라고 재차 머리를 숙였다.
논란은 지난 2일 일본의 유명 개그맨 야마소에 히로시(37)가 TBS '라빗!(Love it)' 촬영차 한국을 찾았을 때 벌어졌다.
'라빗!'은 TBS의 대표 아침 정보 프로그램으로 이날 방송에서 야마소에를 포함한 출연진이 한국 망원시장을 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들은 시장 골목에서 닭강정을 시식했는데 야마소에가 이미 사용해 침이 묻은 꼬치로 매대에 놓여 있던 닭강정을 집어 먹는 돌발 행동을 벌였다.
이를 본 가게 주인은 양팔로 엑스자를 만들며 그를 저지했다. 옆에 있던 다른 출연자들도 당황한 듯 “안 된다”, “이건 매너가 아니다”라며 그를 만류했다. 그럼에도 야마소에는 사과를 하지 않은 채 한국어로 “맛있어요”라고 말하며 프로그램 이름을 언급했다.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가볍게 넘어간 것이다.
야마소에는 그동안 방송에서 악동 이미지로 웃음을 줬다. 그러나 이번 행동에는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당 촬영분이 2일 방송된 이후 현지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셌다. 해당 논란을 다룬 기사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엔터 부문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야마소에의 행동을 놓고 “한국의 시장에서 자행된 ‘침 테러’”라거나 “일본인 관광객의 이미지가 나빠졌다”, “사과는 안 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다니”라는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또 “침 테러를 아침부터 봐야 하나”며 “점원에게 주의 받고도 이를 무시하는 히로시의 행동에 제작진도 문제의식이 없이 받아들였다”고 제작진을 향한 공세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