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달 20일, 21일 마카오에서 월드투어 ‘BORN PINK(본 핑크)’ 공연을 마친 후 전한 소감을 두고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악플 세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블랙핑크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우리는 이번주 마카오 블링크(팬덤명)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 진심 어린 응원에 감사드린다(We were deeply touched by our 'Macanese BLINKs' this week)."라고 영어로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에 대해 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매커니즈는 마카오에서 태어나고 자란 포르투갈계를 지칭하는 말"이라며 "평범한 마카오인들을 대표할 수 없는 표현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1849년부터 150년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은 마카오는 1999년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전환되며 중국으로 주권이 넘어갔다. 매체의 지적은 마카오가 중국 영토임을 인정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중국 네티즌들도 "왜 중국의 블링크가 아니고 마카오의 블링크냐"라거나 "마카오, 홍콩, 대만은 중국에 속한다", "중국은 블랙핑크를 환영하지 않는다"라는 등 악플을 남기며 비난 댓글을 쏟아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기조 하에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국민들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콘서트에 방문한 자국의 연예인들에게까지 화살을 겨냥했다. 블랙핑크 팬으로 유명한 중국 톱스타 안젤라 베이비는 지난 1월 홍콩에 이어 이번 마카오 공연에도 참석했다. 이에 혐한 정서를 가진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그에게 욕설을 비롯해 악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웨이보에는 “중국 배우가 한국 걸그룹 콘서트에 왜 가느냐”라며 비난이 쇄도했고 일부 과격한 네티즌은 그를 ‘매국노’라고 칭하기도 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블랙핑크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들을 포함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이 출연한 작품을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대만 문제 등으로 한중 관계가 경색되자 중국 사회 전반에 혐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 연예인의 중국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갑자기 취소되기도 했다.
앞서 중국은 2016년 한국이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문제 삼아 한국 영화와 드라마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