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중개 앱을 통해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세)이 2일 자신의 범행에 대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과 금정경찰서는 2일 오전 정유정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상태로 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정유정은 살인 이유를 묻자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본인의 신상 공개를 두고서는 "할 말이 없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유정은 지난달 24일 과외 앱을 통해 범행대상을 물색한 뒤 부산 금정구의 20대 여성 A씨에게 “중학교 3학년 아이가 방문할 것”이라고 피해자를 속였다. 정유정은 이틀 뒤인 26일 오후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서 구입한 교복을 입고 직접 A씨의 집을 찾아가 준비해 온 흉기를 휘둘러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살해했다.
당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려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피해자의 나머지 시신을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했다. 정유정은 긴급체포 이후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경찰 조사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범행을 자백해 큰 충격을 줬다.